'AI 기술 발전에 따른 전자상거래 시장 변화와 소비자 보호' 세미나 열려

2025-12-24     이정민 기자
인공지능(이하 AI) 기술 발전에 따른 전자상거래 시장의 변화와 소비자 보호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24일 한국소비자연맹과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AI 기술발전에 따른 전자상거래 시장의 변화와 소비자 보호’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서울특별시가 후원한다.

개회식에서는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의 개회사와 서울시의 축사가 진행됐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이병준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고 박성호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가 ‘AI 전환과 이커머스 혁신’을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박성호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발표에서 “디지털 전환 없는 AI 전환은 불가능하다”며 AI 도입을 기술 문제가 아닌 비즈니스 구조 전환의 문제로 규정했다. 데이터 축적과 시스템 통합, 프로세스 표준화 등 디지털 전환의 기반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AI를 도입해도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AI 전환을 디지털 전환의 심화·고도화 단계로 정의하며 단순한 자동화나 기술 도입이 아닌 일하는 방식과 고객 가치 창출 방식의 변화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이커머스 디지털 전환의 대표 사례로 리테일 미디어를 제시하며 유통사가 보유한 구매 데이터가 광고와 수익 창출의 핵심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아마존과 월마트 등 글로벌 유통기업들은 광고·데이터 사업을 통해 이익 구조를 다변화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쿠팡과 오늘의집 등이 관련 성과를 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유통기업의 이익 구조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글로벌 컨설팅사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유통기업의 이익 구성은 2021년 상품 거래 비중이 90%였지만 2030년에는 거래와 비거래 영역이 각각 50% 수준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설명이다. 비거래 영역에는 리테일 미디어와 광고, 클라우드, 물류·풀필먼트, 데이터·컨설팅 사업 등이 포함된다.
 
AI 전환의 효과로는 개인화 기반의 부가가치 창출이 강조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는 데이터 기반 편의 기능에 대해 실제로 지불 의사를 보이고 있으며 카카오 선물하기 기능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친구 위시리스트 제공, 랭킹 정보, 메신저 기반 배송 정보 등에 대해 추가 지불 의사가 추정됐다. 박 교수는 기본적인 데이터 활용만으로도 가치 창출이 가능하며 AI를 활용하면 보다 정교한 개인화로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성형 AI 기반 쇼핑 에이전트를 소비자의 구매 여정 초기에서 발생하는 정보 탐색 부담을 줄이는 도구로 제시하기도 했다. ChatGPT 도입 이후 검색의 구체성과 다양성이 증가하고 이커머스 페이지뷰와 체류 시간이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도 소개됐다. 다만 AI가 구매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며 검색과 이커머스 플랫폼은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AI 전환을 위해 ▲통합된 데이터 축적 시스템 구축 ▲미진한 디지털 전환 극복 ▲리테일 미디어의 외주와 내재화 선택 ▲AI 트래픽 쏠림 현상 대응 등이 과제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AI 시대 리테일은 단순한 상품 판매자가 아니라 데이터·미디어·커머스를 소비자 중심으로 결합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토론이 진행됐다. 토론에는 손지윤 네이버 전무, 옥경영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이경원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정신동 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연아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최세정 고려대 미디어학과 교수가 참여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