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5년' DL이앤씨, 수익성 회복 위해 SMR·데이터센터 등 플랜트사업 '올인'
2026-01-02 이설희 기자
DL이앤씨는 지난 5년간 분양 리스크가 큰 주택 사업 비중 낮추기에 집중했다. 주택 매출이 줄었지만 플랜트 부문이 이를 상쇄하면서 매출 규모는 유지했다. 하지만 원자재 상승과 고금리 등 외부 요인으로 수익성은 부진했다.
◆SMR서 성장 기회 엿보는 DL이앤씨...CCUS·데이터센터 경쟁력도 강화
DL이앤씨는 SMR을 신사업으로 삼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확산과 데이터센터 증설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시장에서 성장 기회를 엿보고 있다.
DL이앤씨는 지난 2023년 미국 SMR 선도 기업 엑스에너지에 2000만 달러를 투자해 지분 약 2%를 획득, 초기 투자자 지위를 확보했다.
단순 재무 투자가 아니라 향후 설계 조달 시공 단계에서 수주 등 협력 범위를 넓힐 수 있는 전략적 투자로 평가된다.
실제 엑스에너지는 미국 정부의 차세대 원자로 실증 프로그램에 선정된 기업이다. 엑스에너지는 미국 텍사스에서 글로벌 화학기업 다우의 공장 부지에 SMR 초도호기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SMR이 표준화와 모듈화 단계에 들어서면 같은 설계를 반복 적용하는 복수 건설 구조가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고, 초기에 참여한 DL이앤씨 입장에서는 후속 프로젝트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가능성이 생긴다.
필리핀 정부는 탄소중립 목표와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원전 건설 재개를 추진하고 제도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필리핀 최대 전력 기업 메랄코와 SMR 도입 협력 MOU를 맺고 사업 모델을 논의 중이다. 박상신 대표는 지난해 11월 방한한 필리핀 대통령과 만나 관련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에도 투자하고 있다. CCUS 기술은 정유 석유화학 발전 등 대형 배출 산업의 탈탄소 전환에서 필수 기술로 분류된다. DL이앤씨는 2022년 카본코 설립 이후 CCUS를 추진해 왔고 이산화탄소 흡수제 개발과 실증 테스트 등 구체 아이템을 제시한 바 있다.
현재 흡수제 자체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향후 플랜트 수주 경쟁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DL이앤씨는 이와함께 2025년 9월 가산 데이터센터 준공을 계기로 해외 발주처 수주에도 나서고 있다.
DL이앤씨는 이번 사업에서 단순 건물 시공을 넘어 데이터센터 내부 장비와 시스템 설치부터 시운전을 통해 성능을 검증하는 커미셔닝(Commissioning) 업무까지 수행했다.
이처럼 DL이앤씨가 새로운 성장 동력 찾기에 분주한 것은 건설사업 부문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 고금리 기조 장기화 등 대외 악재로 수익성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출범 첫해만 해도 영업이익이 1조 원에 육박했으나 2024년에는 2700억 원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4000억 원가량으로 4년 만에 반등할 것으로 전망되는 것은 그나마 위안거리다.
지난 5년간 매출은 7조~8조 원대에서 유지되고 있다.
2021년 1월 4일 그룹이 DL로 이름을 바꾸고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대림산업에서 인적분할된 DL이앤씨가 분양 리스크가 큰 주택 사업 비중을 낮추면서 선별 수주에 나섰던 것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DL이앤씨는 주택·토목·플랜트 등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를 그대로 승계해 출범했을 당시 주택 중심 사업 구조의 변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당시 철근, 시멘트, 레미콘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건설 사업이 돈을 벌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선별 수주로 DL이앤씨의 주택 매출은 2020년 4조 원에서 2024년 2조 원 후반대로 줄었다. 2025년에도 3분기까지 주택 매출은 1조918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했다.
2025년 9월까지 신규 수주 역시 5조5058억 원으로 전년 대비 7.8% 줄었다. 수주잔고도 27조5463억 원으로 8.7%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정기 임원 인사에서 박상신 대표가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DL이앤씨의 보수적 경영 기조는 더욱 분명해졌다.
줄어든 매출은 플랜트 등 비주택 부문이 상쇄했다. 플랜트 매출은 2021년 8766억 원에서 2024년 2조100억 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3분기까지 매출이 1조9842억 원으로 주택 부문을 넘어섰다.
2026년에도 매출은 플랜트가 이끌 전망이다.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와 미국 골든 트라이앵글 폴리머스 프로젝트(GTPP) 등 대형 프로젝트 준공이 예정돼 있다.
통상 대형 플랜트는 공정 진행률에 따라 매출을 인식하는데 준공 직전과 직후가 가장 크게 반영된다.
DL이앤씨 관계자는 “2026년 플랜트 전략 국가와 공사에 집중해 수주 목표를 달성하고 수주잔고도 증대시킬 계획이다. 플랜트 매출도 지속적으로 상승 중”이라며 “주택 부문 역시 2023년 이후 착공 물량이 늘면서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시기지만 탄탄한 재무 안정성과 내실경영으로 잘 이겨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