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총재 “올해 성장률 1.8% 예상... 완전한 회복 아니야”
2026-01-02 박인철 기자
이 총재는 2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올해는 단순한 인사치레보다 현실을 냉정하게 인식하고 중앙은행으로서의 책임과 각오를 다지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최근의 원/달러 환율 상승과 관련해 강도 높은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최근 1400원대 후반의 환율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과는 괴리가 높은 수준”이라며 “한·미 간 금리 격차 외에도 거주자의 지속적인 해외 증권 투자가 외환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민연금과 같은 거대 기관의 해외 투자가 환율 절하 기대를 자극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외환시장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조차 국민연금이 기계적으로 달러를 매입하고 당국은 이를 방어하기 위해 달러를 매도해야 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 국민연금과 협력하여 해외 투자의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조속히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대외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미국 내 사법·정치적 변수에 따른 무역 정책의 위험과 글로벌 AI 산업의 기대 조정 가능성을 꼽았다.
이 총재는 “국내 투자자들의 글로벌 AI 기업에 대한 익스포저(노출도)가 급격히 확대된 만큼, 미 주식시장의 조정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고 역설했다. 국내 경제에 대해서는 반도체 등 IT 부문을 제외하면 성장률이 1.4%에 불과한 'K자형 회복' 양상을 띠고 있어 특정 부문에 편중된 성장 패턴을 타파하기 위한 구조전환 노력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통화정책 운영에 있어서는 시장과의 '정교한 소통'을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이 총재는 “때로는 오해와 비판을 감수해야 할 순간도 있겠지만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의 선택을 하겠다”며 “금통위원들의 '3개월 내 조건부 기준금리 전망' 등 정책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다듬어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또한 “위기 시 중앙은행의 대응 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은행 대출채권 적격담보 시스템'을 비은행예금취급기관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 총재는 한국은행이 단순한 물가 안정 기관을 넘어 우리 경제의 '싱크탱크'가 되어야 함을 재확인했다. 그는 한은의 구조개혁 연구 시리즈에 대한 내부의 긍정적 평가(53%)를 언급하며, “단순히 문제를 제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율주행 택시 도입, 연명의료 결정제도 개선, 고령층 계속고용 등 현실적 해법을 제시하며 우리 경제의 나침반 역할을 지속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