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정액요금제 게임 3년만에 부활
2008-02-19 송숙현 기자
19일 관련 업계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근 한빛소프트의 기대작 '헬게이트: 런던'이 월 1만6천500원의 정액제 유료화 방침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06년 NHN[035420]의 'R2'와 YNK코리아의 '로한'이 월정액제로 상용화한 뒤 3년만의 첫 시도다.
'헬게이트: 런던'은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의 명제작자 빌 로퍼가 제작한 게임으로, 뛰어난 작품성을 바탕으로 일찍부터 월정액 상용화가 점쳐졌다.
뒤를 이어 엔씨소프트 역시 차기작 '아이온'으로 월정액제 게임의 부활을 노리고 있다. '아이온'은 올해 중순께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으로, 기본적으로 월정액제를 채택한다는 방침이다.
엔씨소프트는 '아이온'으로 '리니지'와 '리니지2'에 의존했던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는 동시에 장기적 성장 동력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NHN이 연내 상용화를 목표로 한글화 작업을 진행중인 '반지의 제왕' 역시 월정액제 채택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NHN은 아직까지 결정한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해외에서 이미 서비스중인 사례와 게임 시스템 등을 고려할 때 월정액제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사례들이 최근 침체됐던 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내 게임들이 채택하고 있는 부분 유료화의 경우 일단 이용자를 확보하기 용이하고 게임 곳곳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지만, 게임 밸런스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용자 저항도 야기하는 등 몇몇 부작용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매출의 안정성이 떨어지는 한계는 더욱 분명하다.
이에 반해 월정액제는 안정적인 매출 확보로 꾸준한 게임 업데이트와 서버 관리 등이 가능해지는 선순환 사업모델을 기대할 수 있다. 업체 입장에서는 이용자 확보만 가능하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최근 국내 업계에서는 기대했던 대작게임들이 시장 침체와 흥행 부진에 시달리며 월정액제로 시작했다 부분 유료화로 '유턴'하거나 목표로 했던 월정액제를 시도조차 하지 못한 사례가 많았다.
웹젠의 '썬', 한빛소프트의 '그라나도에스파다', CCR의 'RF온라인'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업계는 월정액제 안착을 위한 선결 과제로 이용자의 신뢰 회복, 업체들의 기획ㆍ개발력, 서비스 강화 등을 꼽았다.
최근 수년간 국내에서 월정액제 게임이 자리잡지 못한 못한 것은 '바다이야기 스캔들' 등 외부 요인도 있지만, 무엇보다 업체들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게임을 만들지 못하고 손쉬운 돈벌이에 주력했던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블리자드가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단일게임으로만 한해 전세계 1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을 볼 때 월정액제의 의미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며 "월정액제가 가능한 수준 높고 창의적인 게임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해 이용자 가치가 제고되고 시장이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