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 10만 원 마운자로 주사기, 불량품 신고 속출...한국릴리 “사용자 투약 잘못" 교환 거부

2026-01-12     정현철 기자
# 충북 청주시에 거주하는 박 모(여)씨는 지난해 11월 말 처방 받은 비만치료제 마운자로가 주입 과정에서 바늘만 나오고 약물이 나오지 않아 판매사인 한국릴리에 제품 불량 문의를 했다. 한국릴리는 제품 회수 이후 판단할 시간이 2~3주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씨가 12월 중순경 진행상황을 문의하자 서면으로 안내할 예정이라는 답 이외에 다른 설명은 듣지 못했다. 박 씨는 “값 비싼 금액을 주고 산 주사기에서 불량이 나오는데도 제대로 된 조치나 설명은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박 씨는 지난해 12월 첫째 주 제품이 수거된 후 올해 1월9일까지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다.
▲박 씨의 제보 영상 갈무리. 마운자로를 주입하려 했으나 약물 없이 바늘만 나왔다. (왼쪽부터) 주입 버튼을 눌러 나온 바늘, 해제된 잠금장치, 약물 주입이 끝나면 나오는 회색 플런저(압력 밀대)가 보이지 않는 하단

#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이 모(여)씨는 지난해 11월 말 마운자로를 투약하는 과정에서 불량품을 발견하고 한국릴리 측에 교환을 요청했다. 문의 과정에서 배에 대고 몇 초간이나 유지했는지 묻는 상담사의 질문에 ‘5초 이상’이라고 하자 잘못 사용했다며 교환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 씨는 “4박스 째 투약하고 있어 사용방법을 모르는 것이 아니었는데 무조건 내 잘못이라면서 교환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사용 설명 자료에는 ‘최대 10초 유지해 버튼을 누른 채로 딸깍 소리가 두 번 날 때까지 있어야 한다’고 돼 있다.

# 대구시 남구에 거주하는 서 모(여)씨는 지난해 8월경 마운자로를 처방 받아 약국에서 잠금장치를 풀고 주입하라는 사용 설명을 들었다. 첫 번째 주사에서는 문제가 없었다. 두 번째 제품은 잠금을 풀자 버튼이 눌려져 약이 나와 있었다. 네 번째 제품에서도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 한국릴리 측에 문의하자 '배에 대고 잠금장치를 풀었어야 한다'며 보상은 어렵다고 밝혔다. 서 씨는 “틱톡,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서 사용하는 사람 영상에는 잠금장치를 풀고 배에 대는 경우도 많았다. 버튼이 예민하면 주의사항에 기재했어야 하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서 씨는 잠금장치를 풀자마자 버튼이 눌려 약물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비만치료제 마운자로를 사용한 환자들에게서 불량 제품을 받았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교환을 문의해도 사용자가 투약 과정에서 잘못했다는 이유로 거부해 다투는 사례가 적지 않다.

판매사 한국릴리 측은 자가 투여 특성상 사용이 서툴러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사용방법을 포함한 교환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마운자로는 장기 투약이 필요한 고가 의약품인 만큼 불량 의심 제품의 교환 절차가 까다로워 이용자 불만이 확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릴리는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 릴리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제약회사다. 당뇨, 암, 면역질환, 통증 등 다양한 분야 치료제를 국내 공급하고 있다.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를 비롯해 표적 항암제 ‘레테브모’, 당뇨 치료제 ‘트루리시티’, 판상 건선 치료제 ‘탈츠’ 등 품목을 보유하고 있다. 연매출은 2024년 기준 1642억 원이다.

12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비만치료제 마운자로를 처방 받은 환자가 불량 제품을 받았지만 사용자 부주의로 교환을 받지 못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사례는 주입 과정에서 약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는 경우가 다수였다. 검색 사이트에서도 유사한 내용의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주입 전 약물이 샜다는 경우도 있다.

교환 받기는 쉽지 않다. 판매사 한국릴리는 15일~30일가량 문제의 제품을 분석한 뒤 교환 가능 여부를 통보한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 실수나 부주의로 교환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마운자로는 2023년 6월 국내에서 제2형 당뇨 치료제로 최초 허가를 받았다. 이후 2024년 7월 만성 체중 관리를 위한 저칼로리 식이요법 및 운동요법 보조제로 적응증을 추가했다. 지난해 8월부터 국내에서 비만 치료제로 처방되고 있다.

마운자로는 주 1회 자가 투여하는 피하주사제다. 주사기기는 상단에 버튼과 약물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잠금 링 △약물과 △바늘 △하단부와 △뚜껑으로 구성돼 있다.

사용 방법은 ①잠금 상태에서 하단 뚜껑을 빼고 투여 위치에 댄 다음 ②잠금을 해제 ③버튼을 누르고 ④10초 정도 두 번의 ‘딸깍’ 소리가 날 때까지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⑤주입이 완료되면 하단부에 회색 플런저(압력 밀대)를 확인할 수 있다.

보관은 2도~8도 사이 온도로 냉장 보관해야 한다. 영하의 온도에서 냉동 보관할 경우 투약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30도가 넘지 않은 실온에선 최대 21일까지 보관할 수 있다.

의약품을 환자가 직접 관리하고 주입해야 하는 탓에 초기 사용에서 혼선이 있을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때문에 교환 문의 대응 과정에서 주사 방법에 대한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한국릴리 관계자는 “제품상담실로 마운자로 제품 불만이 접수될 경우 전문 상담사가 펜(주사기) 사용 방법에 대한 교육을 포함한 상담을 진행한다. 이후 불만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품질관리팀에서 수거해 조사를 진행한다. 사용 오류가 아닌 실제 품질 결함이 확인되면 교품 제공이 이뤄지고 있다”고 교환 절차를 설명했다.

이어 “수거 이후 조사기간은 15일에서 30일 정도 소요된다. 추가로 시간이 소요될 경우 별도 안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릴리에 따르면 주로 △뚜껑을 열자마자 약물 분출 △주입 속도가 느리거나 피부에서 바늘을 뗀 이후 약물 분출 △바늘 손상 등 3가지 문제로 교환 문의가 들어온다.

한국릴리 관계자는 “뚜껑을 제거하기 전 잠금을 해제하면 버튼이 눌려 약물이 분출될 수 있다. 주입 속도는 2도 이하의 저온에 노출됐거나 주사기 하단 부분을 과도하게 눌러 지연 투여될 수 있다. 또 하단 뚜껑을 재부착하거나 곧게 잡아당기지 않는 경우 바늘이 손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릴리 홈페이지에는 사용 및 보관방법, 주의사항에 대해 설명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있다.

다만 1개의 주사기당 10만 원에 달하는 가격과 수개월이 소요되는 투약기간 탓에 깐깐한 교환 과정은 불만을 키우고 있다. 

마운자로를 사용 중인 한 환자는 “문제가 된 제품을 회수한 이후에는 연락을 줄 때까지 모른다고만 한다. 한번 살 때 60만 원(1개월 분, 주사기 4개)이 드는데 부담이 크다”며 “인터넷에서 보니 교환이 어렵다는 내용이 많이 있다. 사용상 문제가 없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사진이나 영상을 남겨야 한다는데 매번 주사를 놓을 때 그래야 하는가”라며 업체의 세심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