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 1200%룰' 적용 놓고 보험사-GA 갈등 심화...소비자 보호 vs. GA 부담 확대

2026-01-14     서현진 기자
금융당국이 법인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에 대해 1200%룰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확정한 가운데 보험사와 GA간 입장 차이가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는 선지급 수수료로 인한 과당경쟁이 이번 개편을 통해 사그라들면 소비자들의 피해도 줄어들 것이고 보험료 안정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반면 GA들은 관리·통제와 책임 강화 요구가 반복되는 가운데 수수료를 제한하는 개편안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GA에 쏠리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는 14일 정례회의에서 보험상품 판매수수료 개편을 위한 보험업 감독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번 판매수수료 개편은 합리적인 판매수수료 관리체계를 정립하고 보험계약 유지율을 높이는 등 수수료 중심의 과당경쟁을 줄이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설계사 지급 수수료에 대한 1200%룰을 확대 적용한다. 1차연도 수수료 외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정착지원금, 시책 수수료 등도 모두 포괄해 수수료 한도를 산정하고 GA 소속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에 대해서도 규제차익을 해소하기 위해 1200%룰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보험계약 유지율 제고를 위한 판매수수료도 기존 선지급 수수료 외에 최대 7년간 분할 지급되는 유지관리 수수료가 신설됐다. 이 외에 계약유지 5~7년차에는 장기유지관리 수수료를 추가로 지급해 보험계약이 유지되는 기간이 길수록 설계사가 수령할 수 있는 수수료도 증가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더불어 과도한 선지급 수수료 지급으로 인한 설계사 등 판매채널의 차익거래를 방지하기 위해 차익거래 금지기간을 보험계약 전기간으로 확대한다.

GA 소속 설계사 1200% 룰 확대와 대형 GA 비교·설명 의무 강화는 올해 7월부터 시행된다. 판매수수료 비교공시와 상품위원회 기능 강화, 차익거래 금지기간 확대는 올해 3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설계사 판매수수료 분급은 내년 1월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우선 GA 업계는 판매수수료 제도 개편의 취지와 필요성 자체는 공감하지만 GA에 대한 관리·통제와 책임 강화 요구가 반복되며 보험사 대비 부담이 한쪽으로만 쏠리는 구조라고 여전히 불만이 큰 상황이다. 

대형 GA 관계자는 "이미 수수료 상한제 수용과 내부통제·리스크관리 강화 등 여러 제도적 변화를 감내해 왔으나 이에 상응하는 역할 재정립이나 구조적 보완 논의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며 "보험판매전문회사 도입의 답보 상태 등이 해당된다"고 말했다.

또한 "판매수수료 개편이 실질적인 소비자보호로 이어지기 위해선 추가 규제보다 시장 참여자 간 책임과 역할을 균형 있게 조정하려는 접근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보험사들은 가장 큰 문제였던 불법승환 계약이 이번 개편안을 통해 근절되면 소비자보호로 이어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대형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선지급 체계가 만연했을 땐 GA 설계사들이 초반에 수수료를 받기 위해 부당승환 계약 문제가 많이 발생해 소비자 피해로 이어졌었다"며 "1200%룰이 GA로 확대되면 과도한 사업비를 줄여 전체적으로 보험료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어 소비자에게도 베네핏이 갈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또 다른 대형 생보사 관계자도 "기존엔 설계사들에게 정착지원금 등을 과다하게 지급하다 보니 설계사가 GA로 많이 이탈했다"며 "그러다 보니 설계사들은 무리하게 실적을 위해 기존 원수사에서 체결했던 계약을 깨고 신계약을 유도하는 폐해들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1200%룰을 지키지 않아 생긴 문제가 불법승환 계약인데 설계사들도 GA로 옮기고 실적이 있어야 수당을 받으나 과거 계약들을 부정적으로 말하며 신계약으로 유도해 소비자 피해로 이어졌다"며 "이번 개편안을 통해 승환계약이 많이 근절되면 소비자보호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단체 역시 이번 개편을 통해 소비자보호에 더불어 경영 건전성까지 잡을 수 있을 거라는 설명이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은 "보험 판매수수료 개편의 골자는 초과 사업비를 못 쓰게 한다는 건데 사업비 지출을 경쟁적으로 늘리면 해약 발생 원인이 되기 때문에 제재하는 게 맞다"며 "개편을 통해 소비자보호와 경영 건전성을 다 잡을 수 있으나 GA들은 과당경쟁 또한 영업이니 반발할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서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