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천 체제 현대엘리베이터, 건설경기 침체에도 견조한 성장세…모듈러 기술 등 미래사업도 박차

2026-01-22     이범희 기자
현대엘리베이터는 2022년 조재천 대표 취임 이후 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도 교체 수요 확대와 대형 수주를 기반으로 외형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이같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모듈러 엘리베이터와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올해 매출 2조8831억 원, 영업이익 2491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은 3.4%, 영업이익은 17.1% 증가한 수치다. 극심한 건설경기 침체속에서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셈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2022년 조 대표 부임 이후 뚜렷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취임 이전인 2021년 1조 원대에 머물렀던 매출은 2022년 2조 원을 돌파했다.

매출 성장의 배경에는 제도 변화에 따른 교체 수요 확대가 자리잡고 있다. 2019년 개정된 승강기 안전관리법에 따라 설치 후 15년이 지난 승강기는 3년마다 정밀안전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서 아파트 리모델링과 연계된 노후 승강기 교체가 늘었고 이는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대형 수주도 실적 확대에 힘을 보탰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23년 6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인 ‘올림픽파크 포레온’ 1~3단지 승강기 전량을 수주했다. 엘리베이터 256대와 에스컬레이터 58대 등 총 314대로 수주 금액은 434억 원에 달한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지난해에는 부동산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와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성장세가 다소 주춤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정비사업 확대와 정책 효과를 바탕으로 실적이 다시 상승세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1기 신도시 정비 사업 가운데 재건축을 우선 추진하는 13개 선도지구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발주 물량 증가가 예상된다”며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정책도 수요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대표는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 투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23년 국내 건설 현장에서 모듈러 엘리베이터 실증을 완료한 뒤 현대건설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국내 최초 모듈러 엘리베이터 상용화를 공식화했다.

모듈러 방식은 공장에서 주요 구조물을 사전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고소 작업을 줄이고 공기를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미래 모빌리티 인프라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시대를 겨냥해 도심형 이착륙 인프라의 핵심인 수직 격납형 버티포트 ‘H-PORT’ 개발을 추진 중이다. 충주 본사에는 오는 6월 준공을 목표로 3층 규모의 H-PORT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있다.

H-PORT는 기존 버티포트가 넓은 대지와 개활지를 전제로 설계된 것과 달리 고밀도 도심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수직 구조를 채택한 것이 특징이다. 수직 주기형 버티포트를 공식적으로 개발하는 곳은 현재 현대엘리베이터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시설은 자동 주차 시스템 기술을 활용한 ‘스카이 개러지’를 기반으로 전기수직이착륙(eVTOL) 항공기의 자동 주기와 자동 충전 탑승객 승하차 관제 기능을 통합한 건축형 인프라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24년 5월부터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안전운용체계 핵심기술개발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현재 선행사업을 수행 중이며 예비타당성조사 등을 거쳐 예산이 확보되면 후속 연구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전환 역시 실적 기반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23년 AI 기반 고장 예측 서비스 ‘미리(MIRI)’를 출시하며 디지털 유지관리 역량을 강화했다. 해당 서비스는 출시 약 1년 만에 적용 대수 3만3000대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말 기준 적용 대수는 6만 대 이상으로 확대됐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제조부터 설치,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전사 업무 프로세스 전반에 AI·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며 “H-PORT와 모듈러 엘리베이터, 자동주차시스템 등 신사업 분야에서도 연구개발을 강화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범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