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CEO ②] 김민철 두산 대표, 8년간 진두지휘하며 사상 최대 실적 결실…로봇 수소 등 신사업도 속도

2026-01-23     선다혜 기자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오랜 시간 기업을 이끌어 온 CEO들의 생존 비결은 무엇일까.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은 '장수 CEO' 시리즈를 통해 이들의 리더십과 경영철학을 조명하고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기획시리즈를 진행한다. [편집자주]

김민철 대표는 2018년 말 취임 이후 8년간 ㈜두산을 이끌고 있는 장수 CEO다.

'순혈' 두산맨인 김 대표는 서강대학교를 졸업하고 1989년 ㈜두산에 입사했다. 지난 2011부터 경영전략 전무로 사업 부문을 이끌었고 2018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재무통으로 손꼽히는 김 대표는 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던 시기,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을 주도하며 재무구조 정상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대표를 중심으로 한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두산은 재무구조 정상화와 재기의 토대를 마련했다. 하지만 향후 성장을 견인할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과 신성장 동력 확보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김민철 (주)두산 대표.

◆ 구원투수 김민철 대표, 재무건전성 확보 사활…부채비율 309%→164% 뚝 

김 대표가 대표이사로 선임된 2018년 말 두산그룹은 복합적인 재무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당시 두산건설에 대한 과도한 지원과 핵심 계열사인 두산에너빌러티의 부진으로 인해 그룹 전반의 재무구조가 흔들렸다. 

실제 2018년 기준 ㈜두산의 부채비율은 309%에 달했고 유동비율은 67.5%에 그쳤다.
 

이러한 상황에서 재무통인 김 대표가 구원투수로 발탁됐고 취임 직후 재무구조 정상화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김 대표는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두산의 비수익 사업을 정리하고 자산을 매각하는 동시에 인적분할도 단행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2019년 10월 ㈜두산이 연료전지 사업부를 인적분할해 두산퓨얼셀을 설립하고 이를 재상장한 것이다. 분할 상장을 통해 연료전지 사업의 기업가치를 독립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동시에 투자재원도 확보 할 수 있었다. 

단기간 현금 창출이 어려웠던 ㈜두산의 입장에서는 차입 대신 자본시장 활용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함으로써 재무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또 중국의 한한령과 서울시내 면세점 포화로 인해 수익성이 낮아진 면세점 사업권도 같은해 반납하고 2020년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자구안은 그룹 차원에서 추진됐지만 위기의 진원지였던 두산중공업은 결국 2020년 3월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한 채권단 관리 체제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는 ㈜두산이 보유한 자산 매각과 재배치를 통해 두산중공업의 재기를 뒷받침했다. 

두산타워 매각으로 약 8000억원을 확보한 데 이어 두산솔루스 매각 약 2400억원, 모트롤BG 매각 약 4500억원, 산업차량BG 매각 약 7500억원 등 굵직한 자산 유동화를 단행하며 두산중공업 지원을 위한 실탄을 마련했다.

이처럼 채권단 관리 이전부터 추진해온 자산 유동화와 구조조정이 맞물리면서 두산중공업은 재무 부담을 빠르게 줄일 수 있었다. 그 결과 채권단 관리에 들어간 지 약 1년 11개월 만인 2022년 2월 조기 졸업에 성공하며 정상화 궤도에 복귀했다.

한때 300%를 넘었던 부채비율은 2021년 기준 208.5%로 낮아지며 안정권에 진입했다. 이후 개선 흐름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9월 말 기준 164.1%까지 떨어졌다. 유동비율도 같은 기간 개선돼 지난해 9월 말 기준 103%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위기 상황에서도 자산 유동화와 재무 재편을 동시에 밀어붙인 김 대표의 판단력이 두산중공업 조기 졸업의 배경으로 꼽힌다고 평가한다.

◆ 한 차례 고비 넘기고 나니 원전‧반도체 업고 실적 날개…남은 과제는? 

㈜두산은 2019년까지 영업이익 1조원 안팎을 기록했지만 사업 매각 및 두산에너빌리티 실적 부진이 겹친 2020년에는 영업이익이 5000억 원대로 급감했다. 

탈원전 정책 여파로 사업 환경이 급변한 가운데 유동성 위기 대응 과정에서 일회성 비용까지 반영되며 수익성이 크게 훼손된 것이다. 하지만 이후 자구안 이행과 재무구조 개선이 본격화되면서 실적 흐름도 점차 안정을 되찾았다. 

2022년을 기점으로 두산에너빌리티의 해외 원전 사업과 가스터빈 등 에너지 부문 수주가 회복세에 들어섰고 ㈜두산 자체 사업인 반도체 소재 부문도 업황 호조를 타며 수익성 개선을 뒷받침했다. 
이에 따라 수익성이 다시 회복 국면에 접어들며 영업이익도 1조 원을 넘어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두산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1조2596억 원으로 추산되며 올해는 1조8583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사업 재편의 후유증도 남아 있다. 비핵심 사업 매각이 이어지면서 수익 구조가 단순해졌고 이에 따라 과거 연간 1000억 원을 웃돌던 배당 수익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반도체 소재 사업을 넘어 새로운 성장 축을 마련해야 한다는 과제도 동시에 안고 있다

현재 ㈜두산은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신사업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산업용 로봇, 수소 드론, 물류 자동화 솔루션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사업은 아직 수익성이 높지 않지만 기술 경쟁력과 시장 성장성을 고려할 때 중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김 사장은 실적 회복 흐름을 이어가는 한편 신사업 투자가 본격적인 수익으로 연결되기 전까지 재무 안정성을 흔들림 없이 유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