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사법리스크 해소... 생산적금융·비은행 강화 등 현안 속도낼 듯

2026-01-29     박인철 기자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29일 대법원에서 채용 비리 관련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받으며 8년여 간 이어온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이번 판결로 함 회장은 경영 정당성을 완벽히 확보함은 물론 지난해 연임 성공에 이어 2028년까지 보장된 임기 동안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금융당국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생산적금융 강화에 적극 부응하는 한편 비은행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 등에도 적극적으로 나설지 주목받고 있다. 

대법원은 29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함 회장의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는 최종 유죄로 확정됐지만 이는 벌금형 300만 원으로 금고 이상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경우 임원직을 박탈하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상 회장직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파기환송심에서 최종 형량이 확정될 예정이지만 기존 2심보다 형량은 대폭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 사실상 임기 종료시까지 회장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함 회장은 이미 지난 2024년 또 다른 사법 리스크였던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 판매 관련 징계 취소 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며 한 차례 고비를 넘긴 바 있다. 이번 대법원 판결까지 더해지면서 함 회장의 경영 행보를 가로막던 법적 걸림돌은 사라진 셈이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 사법 리스크 해소된 함 회장, 생산적 금융 강화 부응·비은행 강화 나서나?

하나금융은 지난해 3분기 기준 5대 금융지주 중 은행 의존도가 가장 높은 91.3%다. 손해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무죄 판결은 함 회장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여 이러한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공격적 경영'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하나금융은 최근 예별손해보험 인수 예비입찰에 참여하기도 했다. 하나손해보험의 업계 순위가 낮고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대면 영업 채널을 보유한 예별손보 인수는 손보 부문 정상화 및 외형 확장을 위한 전략적 카드다.

타 금융지주에 비해 비은행 비중이 열세인 만큼 향후 카드, 보험 등 시장에 나오는 매물을 더 적극적으로 살펴 자본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딜을 시도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사법 리스크를 털어내면서 금융당국과의 관계 개선 및 상생 금융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올해 생산적 금융 공급 규모를 기존보다 1.6조 원 늘린 17조8000억 원으로 확정했다.

AI, 첨단 인프라, K-밸류체인 및 수출 공급망 지원에 집중할 계획인데 이는 당국이 강조하는 '기업 밸류업' 및 '미래 성장동력 지원'에 발맞추는 행보다. 소상공인 지원, 저출산 극복 프로젝트 등 사회 공헌 활동을 그룹의 핵심 KPI에 반영하며 신뢰받는 금융지주 이미지 구축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판결은 함 회장의 장기 집권 체제 확립과 맞물려 큰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당초 하나금융 내부규범상 회장은 만 70세를 넘길 수 없어 1956년생인 함 회장은 연임하더라도 임기가 1년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하나금융이 내부 규정을 개정하며 연령 제한 변수를 해결했고, 이에 따라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한 함 회장은 오는 2028년 3월까지 안정적인 임기를 보장받은 상태다.

지배구조 리스크를 털어낸 하나금융은 함 회장이 주도해온 핵심 전략들을 본격 궤도에 올릴 방침이다. 함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AI가 바꿀 세상은 과거 산업혁명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금융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100조 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 전환 프로젝트를 비롯해 소비자보호 거버넌스 강화 등 그간 준비해 온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배구조 리스크를 털어낸 하나금융은 함 회장이 주도해온 핵심 전략들을 본격 궤도에 올릴 방침이다. 하나금융은 2025년 결산을 앞두고 출범 이후 최초로 연간 순이익 4조 원을 초과할 것이 유력하다. 함 회장이 강조해 온 이자이익 성장 외에 기업금융, 자산관리, 트레이딩 등 비이자 부문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사상 최대 실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함 회장은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인천 청라 본사 이전과 함께 낡은 관행을 버리고 첨단 업무 문화로 하나금융의 새로운 100년을 열겠다는 의지도 강조한 바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향후 안정적인 지배구조 속에서 더 낮은 자세로 국가미래성장과 민생안정 지원을 위한 생산적금융 공급 및 포용금융 확대에 그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