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 케즘' 충격 장기화하나?…2028 중장기 비전 '절반의 성과' 전망
전기차 캐즘(수요 둔화) 장기화로 LG에너지솔루션이 2028년 중장기 비전으로 제시한 매출 67조4000억 원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다만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 10% 목표는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3일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매출 23조6717억 원, 영업이익 1조346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7.6%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134% 늘었다.
매출이 감소함에 따라 지난 2024년 10월 김동명 대표가 제시했던 중장기 목표와는 거리가 더 멀어지게 됐다. 당시 제시한 목표치는 매출 67조4000억 원과 EBITDA 마진 10%대 중반 확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매출 전망치는 26조6589억 원, 2027년은 34조1437억 원에 그친다.
이는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되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 계획을 보수적으로 조정한 영향이 크다. 이로인해 배터리 공급 물량과 공장 가동률이 함께 낮아지면서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여기에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체결한 대규모 수주 계약도 잇달아 해지됐다. 지난해 12월 17일 포드와 체결한 9조6000억 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공급 계약 해지가 대표적인 사례다.
포드가 미국 내 전기차 보조금 정책 변화와 전기차 캐즘 장기화에 대응해 일부 전기차 모델 생산을 취소하고 하이브리드와 내연기관 차량 중심으로 전략을 전환한 데 따른 것이다.
이어 지난해 12월 26일에는 FBPS의 배터리 사업 철수 결정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모듈 공급 계약도 해지됐다. 해지 금액은 3조9217억 원 규모다.
FBPS는 독일 프로이덴베르크 그룹을 모기업으로 둔 회사로 미국 미시간주 미들랜드에서 배터리 팩 조립 공장을 운영해 왔다. 계약 당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모듈을 공급받아 팩으로 조립한 뒤 대형 버스와 전기 트럭 등 북미 상용차 업체에 납품한다는 계획이었다.
잇단 계약 해지로 LG에너지솔루션이 기대했던 매출 규모는 약 13조5000억 원가량 줄어들게 됐다.
EBITDA 마진 10% 달성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5.7%에서 올해 5.5%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지만 2027년에는 12.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재료 가격 하락과 생산 효율 개선으로 원가율이 낮아지고 있는데다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원통형 배터리 중심의 제품 믹스 변화가 수익성 회복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시점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매출 목표는 재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대표는 전기차 중심에서 ESS 사업으로 성장 핵심 동력 무게 추를 옮기고 있다. 2024년 6월부터 북미 지역에 ESS 생산 거점을 구축하며 관련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는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ESS 사업의 누적 수주 잔고는 140GWh 이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ESS 설치량이 전년 대비 40% 이상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 역량 확대도 병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ESS 배터리 생산 능력을 기존 대비 두 배 가까이 늘려 올해 말까지 60GWh 이상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개발과 생산 안정화 고객 납품까지 운영 전반을 총괄하는 북미 오퍼레이션 안정화 조직을 신설했다. 해당 조직을 중심으로 사업 개발과 관리 감독 체계를 강화하고 양산성 수율 공급망 관리 안정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부터 원통형 46시리즈 출하를 시작했으며 지난해 말 기준 300GWh 이상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김 대표는 지난 27일 열린 ‘2026 파트너스 데이’에서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EV를 넘어 ESS 등 다양한 산업으로 가치가 재편되는 ‘밸류 시프트’ 시기에 접어들었다”며 “올해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운영 효율화 등 그동안의 노력을 실질적인 성과로 구체화하고 치열한 집중을 통해 기회를 성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EV 성장이 둔화되고 있지만 현재 배터리 산업은 ESS, 로봇 등으로 가치가 재편되고 있다. 특히 ESS 사업의 가파른 성장과 로봇 등 이차전지 외 분야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최근 ESS 부문 수주가 대폭 늘어나는 등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