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무계] 요양원에 있던 80대 노인, 의사소통도 안되는데 통신사 바꾸고 휴대전화 개통?
80대 노인 휴대전화 가입 두고 소비자·통신사 '핑퐁' 싸움
2026-02-08 이범희 기자
부산에 거주하는 이 모(남)씨는 지난해 11월 30일 요양원에 입소해 있던 80대 부친이 노환으로 별세한 뒤 유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부친 명의 휴대전화가 같은 해 10월 15일 통신사 변경과 단말기 교체가 이뤄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씨에 따르면 당시 부친은 요양원에 입소해 있었으며 거동은 물론 의사소통도 사실상 어려운 상태였다. 이 씨는 “이런 상황에서 단말기 교체나 통신사 이동이 가능했다는 점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씨는 통신사 판매점 직원이 요양원을 직접 방문해 부친의 신분증을 확보한 뒤 본인 의사 확인이 어려운 상태에서 통신사 이동과 단말기 판매를 진행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반면 해당 직원 측은 “명의자의 요청에 따라 개통이 이뤄졌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직원은 “계약 전날 명의자와 직접 통화했고 명의자의 요청에 따라 요양시설을 방문해 요양사 입회하에 중요 사항을 설명한 뒤 계약을 진행했다”며 “자필 서명이 포함된 계약 서류도 사진 형태로 보관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이후 해당 휴대전화를 해지하고 단말기 할부금과 미납 요금 등 총 46만4900원을 지난달 26일 모두 정산했다. 그는 “통신사 고객센터에 문의했지만 고객센터 차원에서는 해줄 수 있는 조치가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말했다.
해당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해당 건은 본사나 직영점 차원의 방문 판매가 아니라 당시 판매점 소속 직원이 고객 요청에 따라 방문하면서 발생한 사안”이라며 “계약을 진행한 직원은 현재 퇴사한 상태여서 추가적인 사실 확인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명의자가 이미 사망한 상황에서 제보자의 주장과 직원의 진술 중 어느 쪽이 사실인지 명확히 가리기 어렵다는 것이 통신사 측 판단이다. 통신사 측은 제보자가 불편을 겪은 점을 고려해 해지 시 위약금 환불이 가능하다는 내용을 고객센터를 통해 안내했다고 밝혔다.
해당 판매점 측은 단말기를 반납할 경우 이미 납부한 단말기 할부금에 대해서도 보상할 의사가 있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범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