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협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은 사유재산권 침해”

2026-02-04     박인철 기자
금융당국이 가상자산거래소를 '공공 인프라'로 규정하고 대주주 지분율을 15~20%로 제한하는 한편, 은행 중심의 스테이블 코인 도입을 추진하자 가상자산업계가 "민간 혁신을 저해하는 과잉 규제"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업계는 이번 규제가 헌법상 재산권을 침해하고 스타트업 생태계의 투자 위축과 국부 유출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4일 성명서를 통해 이번 규제가 법적 '신뢰보호의 원칙'을 정면으로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장 형성 초기부터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 스타트업들이 자본과 위험을 감수하며 일군 산업인데, 이제 와서 사후적으로 지분 매각을 강제하는 것은 명백한 사유재산권 침해라는 지적이다. 

특히 합법적으로 취득한 지분을 강제 처분하도록 하는 것은 국가 법질서에 대한 신뢰를 저해하고 창업가들의 기업가정신을 꺾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인기협은 글로벌 금융 시장 흐름과 동떨어진 '갈라파고스 규제'에 대한 우려도 지적했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대주주 지분 제한은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중대한 정책 리스크로 인식되어 벤처캐피털(VC) 등의 투자 회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실성 없는 강제 매각 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수조 원대 가치를 지닌 대형 거래소의 지분을 단기간에 매각할 경우 기업가치 급락과 소액주주 피해가 불가피하며 대주주의 경영권 방어가 불가능해진 틈을 타 외국 자본의 적대적 M&A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는 국내에서 창출된 수익과 의사결정권이 해외로 이전되는 실질적인 국부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아울러 은행이 과반 지분을 보유해야만 스테이블 코인 발행이 가능하게 한 방안에 대해서도 '혁신 가로막기'라는 비판했다. USDT, USDC 등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스테이블 코인들이 모두 비은행 혁신기업에서 탄생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은행 중심의 모델은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취지다. 

특히 스테이블 코인의 주요 사용처가 가상자산 거래소인 만큼, 민간 기업을 배제한 구조는 시장 확산에 치명적인 제약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인기협은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정책의 전면 재검토 ▲사유재산권을 침해하는 소급 규제 중단 ▲은행 중심이 아닌 민간 혁신기업의 스테이블 코인 시장 참여 보장 ▲스타트업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는 균형 잡힌 정책 마련 등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