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만 흑자 유지, 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 적자 확대...고부가제품 사업재편 가속화

2026-02-06     이범희 기자
글로벌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침체도 길어지고 있다. LG화학(대표 신학철),롯데케미칼(대표 이영준), 금호석유화학(대표 백종훈), 한화솔루션(대표 박승덕·남정운·김동관) 등 주요 4사는 구조조정과 함께 고부가제품 중심 사업 재편을 통해 내실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석유화학 4사의 지난해 연간 실적은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4사 모두 매출이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기업별로 엇갈린 흐름이 나타났다.

LG화학의 석유화학 부문 매출은 17조9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6.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560억 원 적자를 기록하며 손실 폭이 확대됐다.

롯데케미칼도 매출 18조48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7.1% 줄었고 영업이익은 9436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제품 가격 약세가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화솔루션의 석유화학 부문 매출은 4조6241억 원으로 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491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금호석유화학은 매출이 6조9151억 원으로 3.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717억 원으로 0.4% 줄어드는데 그치며 흑자를 유지했다. 범용 제품 비중을 낮추고 합성고무와 NB라텍스 등 고부가 스페셜티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한 전략이 업황 부진 속에서 손익 방어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석유화학 업계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주요 4사는 올해 본격적인 구조조정과 함께 고부가제품 중심 사업 재편을 통해 내실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수익성 회복을 위해 사업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정유사와의 협업 모델을 포함한 사업 재편 계획안을 정부에 제출했으며 여수와 대산 석유화학 설비도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됐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반도체용 IPA와 전기차 타이어용 SSBR 등 마진율이 높은 고부가 제품의 매출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SSBR은 전기차용 고성능 타이어에 사용되는 고기능성 합성고무로, 접지력과 내마모성은 높이고 회전저항은 낮춰 수익성이 높은 제품군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신규 사업으로 추진 중인 HVO(바이오 연료) 경쟁력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가속화하고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해 고부가 산업 구조 전환의 기반을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 역시 고부가 제품 확대와 구조조정을 병행하고 있다. 차세대 모빌리티 소재 시장 선점을 위해 고내구성 소재와 전기차 배터리 화재 시 열 폭주 확산을 지연하는 난연 스페셜티 소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난연 플라스틱은 1000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300초 이상 견딜 수 있는 성능을 확보했다.

대산 산단 개편을 통해 크래커 1기 셧다운에 해당하는 물량 축소 효과가 발생해 실질적인 포트폴리오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에서는 인도네시아 석유화학단지 가동을 시작했고, 국내에서는 올해 완공 예정인 율촌산단 컴파운딩 공장을 중심으로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한다.

롯데케미칼은 연말까지 총 23개 라인을 이설해 연간 50만 톤 규모의 컴파운드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매출 약 2조 원과 영업이익률 5~10% 수준을 기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대산 사업 재편을 연내 마무리하고, 기능성 소재 등 고부가 제품과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사업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대산 공장을 물적 분할한 뒤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하는 방식의 사업 재편을 추진 중이며 합병법인 지분은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각각 50%씩 보유한다.

금호석유화학은 주력인 타이어용 합성고무에서 스페셜티 비중을 높이고 있다. 전기차용 고성능 타이어에 사용되는 SSBR 개발을 강화하며 차별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SSBR 생산능력을 기존 12만3000톤에서 15만8000톤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빠르면 올해 1분기부터 증설 설비의 상업 가동이 시작된다.

합성고무 외 스페셜티 라인업 강화도 이어지고 있다. 자회사 금호미쓰이화학은 LNG 운반선 보냉재에 사용되는 MDI를 생산하고 있다. 미국과 카타르를 중심으로 글로벌 LNG 수출이 확대되면서 관련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석유화학 최대 시장이던 중국의 자급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 기조 속에서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글로벌 고객사와의 견고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성과를 내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솔루션은 중국 정부의 PVC 증치세 환급 폐지와 내부 구조조정, 감산 효과를 바탕으로 올해 2분기 이후 PVC 등 주요 제품 가격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차세대 기술로 꼽히는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셀 개발도 진행 중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범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