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통’ 조현준 회장 승부수 통했다...효성중공업, 美서 창사 이래 최대 수주 잭팟
2026-02-10 이범희 기자
효성중공업은 미국 유력 송전망 운영사와 약 7870억원 규모의 765kV 초고압 변압기와 리액터 등 전력기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계약은 단일 프로젝트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앞서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한국 기업 최초로 미국에서 765kV 초고압변압기와 800kV 초고압차단기 등 전력기기 ‘풀 패키지’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대규모 수주를 더하며 효성중공업은 미국 765kV 초고압 송전 시장에서의 압도적인 지위를 재확인했다.
최근 미국은 AI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와 전기차 보급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향후 10년간 약 2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주요 전력사업자들은 대용량 전력을 장거리로 송전할 수 있는 765kV 초고압 송전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765kV 송전망은 기존 345kV나 500kV 대비 송전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효성중공업은 현재 미국 송전망에 설치된 765kV 초고압변압기의 절반 가까이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2010년대 초부터 미국 765kV 초고압변압기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며 현지 전력시장에서 제품 신뢰성과 기술력을 입증해왔다.
지난해에 이어 이번 초대형 수주를 추가하며 효성중공업은 미국 765kV 초고압변압기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 사업자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765kV 초고압변압기는 설계 난이도가 매우 높은 전력기기로 고전압 절연 기술과 까다로운 시험·검증 역량이 필수적이다. 효성중공업은 2001년 미국법인을 설립한 이후 2010년 한국 기업 최초로 765kV 초고압변압기를 미국에 수출했다.
이후 2020년부터는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변압기 공장을 설립해 운영 중이며, 해당 공장은 현재 미국 내에서 유일하게 765kV 초고압변압기를 설계·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다.
효성중공업은 국내 창원공장에서 축적한 세계 최고 수준의 765kV 변압기 생산 기술과 품질관리 노하우를 멤피스 공장에도 동일하게 적용했다. 구매·설계·생산 전 과정에 걸친 표준화 시스템을 구축해 현지 생산 효율성과 품질 안정성을 동시에 높였다. 지역 기술대학과 협력을 통해 우수 인재를 채용하고, 전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현지 인력 육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번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수주는 조현준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한 결과로 평가된다. 조 회장은 미국 에너지·전력업계 최고경영진들과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효성중공업의 브랜드 가치를 꾸준히 높여왔다.
조 회장은 “AI와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인프라는 이제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핵심 산업이 됐다”며 “효성중공업은 멤피스 공장과 초고압 기술력을 기반으로 미국 전력망 안정화의 대체 불가능한 파트너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조 회장은 미국 내 생산 거점이 향후 전력 인프라 시장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지난 2020년 테네시주 초고압변압기 공장 인수를 결정했다. 내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을 내다본 선제적 판단이었다. 공장 인수 이후 현재 진행 중인 증설까지 총 3억 달러(약 4400억원)를 투자했으며, 증설이 완료되면 멤피스 공장은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초고압변압기 생산기지로 자리 잡게 된다.
조 회장은 빌 해거티 테네시주 상원의원, 사프라 캐츠 오라클 CEO, 스콧 스트라직 GE 버노바 CEO, 빌 리 테네시 주지사 등 미 정관계·재계 핵심 인사들과 협력 관계를 이어가며 민간 외교관 역할도 확대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범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