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약품은 온라인 판매 안되는데...SNS서 ‘먹는 위고비’ 광고 기승 '주의'

대부분 '일반식품'...비만치료제로 오인 위험

2026-02-18     정현철 기자
# 경기도 평택에 사는 신 모(여)씨는 1월22일 아르고나의 ‘아르고나정 GLPgram’을 13만9300원에 구매했다. 기존 주사제 형태인 비만 치료제 ‘위고비’를 처방 받아 사용해온 신 씨는 ‘먹는 위고비’라는 키워드의 SNS 광고를 보고 주사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배송 받은 제품의 성분을 보고 나서야 위고비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신 씨는 "업체에 환불을 요청하려 했으나 전화 연결은 되지 않았고 카카오톡 채널 상담도 자동응답 뿐이었다. 소비자 기관에 도움을 요청해 십여일 뒤 업체로부터 환불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충남 천안에 거주하는 김 모(여)씨는 지난해 12월 SNS 광고와 블로그 리뷰를 보고 위고비와 유사한 제품이라고 생각해 아르고나정을 주문했다. 주문 후 온라인상에서 정보를 더 찾아보니 위고비와는 다른 제품임을 알게 돼 환불 요청했다. 김 씨는 "결제하고 한 시간도 되지 않아 취소 요청을 하려고 했으나 전화 통화는 되지 않고 공식 사이트에 올린 문의 글에도 ‘이미 해결된 사안’이라는 답변만 받았다"며 답답해했다.

SNS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먹는 위고비'라거나 식욕 억제 호르몬인 'GLP-1 기반' 등 비만 치료제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키워드를 활용한 일반 식품 광고기 확산돼 소비자 주의가 요구된다.

'위고비'는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 치료제로 주사제 형태의 전문의약품이다. 노보 노디스크 측은 이같은 상황에 대해 '전문의약품은 온라인을 통해 구매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며 문의 시 즉각 안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국내에서 위고비는 △비만환자 또는 고혈압·심혈관질환을 동반한 과체중 환자의 체중 감량·유지를 위한 칼로리 저감 식이요법 및 신체 활동 증대 보조요법 △과체중 또는 비만환자에서 주요 심혈관계 질환 사망·심근경색·뇌졸중 위험 감소를 적응증으로 의약품 품목허가를 받았다.

성분은 의약품인 '세마글루타이드'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다. GLP-1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글루카곤 분비는 억제해 혈당을 낮추며 음식물의 위 배출을 지연시켜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이다.

위고비가 주사제라는 특성상 간단하게 먹어서 효과를 낼 수 있는 경구제에 대한 관심이 높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12월 경구용 위고비가 허가를 받아 처방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SNS 등 온라인상에서 '먹는 위고비', 'GLP-1 기반'이라는 키워드를 앞세운 제품 광고가 활개를 치고 있다.
▲아르고나를 '먹는 위고비'로 소개하고 있다(왼쪽), 일반 식품인 아르고나에 체중 감량 등 효과가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러한 제품들은 대개 '고형차' 내지 '당류가공품'인 경우가 많다. 고형차는 식물성 원료를 정제· 캡슐 형태로 가공한 식품이다. 당류가공품은 설탕류, 포도당, 과당류 등을 주원료로 가공한 식품이다.
▲아르고나 유형은 '고형차'로 일반 식품에 해당한다
의약품은 인체 대상 임상시험을 근거로 안전성과 유효성 등을 심사받는다. 허가받은 질환·증상에 한해 적응증이 부여된다. 이와 달리 식품은 표시·광고에서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를 표방할 수 없다. 
 
▲아르고나 원료명을 'GLPgram'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럼에도 '먹는 위고비'로 광고하는 일부 제품은 상세 소개에 'GLP-1'과 유사한 표현을 넣어 위고비와 같은 성분을 사용한 것처럼 오인하게 만들고 있다.

아르고나의 경우 제품 원료로 소개하고 있는 'GLPgram'이 고유 상표라고 소개하면서도 'Feiolix 원료가 GLPgram 분비를 촉진시켜 가벼움에 도움이 된다'고 하는 등 호르몬인 것처럼 설명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12월 일반 식품을 '위고비와 같은 작용 기전', '염증성 지방부터 먼저 녹여' 등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하도록 광고한 업체 3곳을 적발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유사 표현을 활용한 광고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제품 소개에 GLP-1과 유사한 명칭을 표현한 것만으로는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살이 빠지는 것처럼 보이는 영상이나 체험 후기를 링크하는 것은 소비자 기만 광고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으로 허가되지 않은 일반 식품은 실제 광고하는 효능,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소비자는 부당광고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아르고나 측에 입장을 문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위고비 개발사 노보 노디스크 측으로도 관련 문의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회사 관계자는 "환자가 혼동할 수 있는 정보가 증가하는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전문의약품의 온라인 판매가 불가한 점을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