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 태산인데 여신금융협회장 인선 5개월째 표류...금융당국 눈치보느라 공고도 못 내

2026-02-11     서현진 기자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 임기가 지난해 10월 종료됐지만 차기 협회장 인선 작업은 5개월 째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차기 회장 인선을 위한 이사회 소집도 예정되지 않은 가운데 일각에서는 금융당국 내 교통정리가 이뤄지지 않자 여신금융협회가 당국 눈치를 보며 회장 인선 작업을 미루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재 여신금융협회장은 지난해 10월 임기가 만료된 정 회장이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임기는 끝났지만 차기 수장이 나타나지 않아 기존 회장이 임시로 임기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

회장의 임기가 5개월이나 지난 현재까지 여신금융협회는 차기 회장 모집공고조차 하지 않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장 선출 과정은 ▶차기 회장 모집공고 ▶회장추천위원회 구성 ▶이사희 논의 후 단독 후보 선임 순이다. 공고부터 단독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은 보통 2개월 정도 소요된다는 점에서 이 달에 회장 모집 공고를 내더라도 빨라야 4월 쯤에야 차기 회장 선출이 가능한 구조다. 

차기 회장 선출이 늦어지게 된 데엔 금융당국의 인선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점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협회장은 기재부 출신 인사가 도맡아 왔는데 당국 차원의 교통정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협회장 인선이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10년간 여신금융협회장은 11대 김덕수 회장을 제외하면 모두 모피아 출신 인사가 도맡아 왔다. 12대 김주현 전 회장과 13대 회장인 정완규 현 회장 모두 기재부 출신 인사다.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등 정책 이슈가 큰 특성상 회원사들도 힘 있는 기재부 출신 인사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다른 금융협회인 금융투자협회는 지난해 12월 서유석 전 회장 임기가 끝나고 황성엽 차기 회장을 선출하면서 발빠르게 대응하며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한 것을 감안하면 여신금융협회장 인선은 지나치게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직 금융당국 고위인사는 "정부 쪽에서 여신금융협회 측에 차기 회장 인선을 늦추라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회원사 대표이사 공백도 협회장 인선이 지연되고 있는 원인 중 하나라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가 지난해 12월 해킹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한 가운데 후임 대표 선임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에 2개월째 수장이 공석인 셈이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회원사 대표 공석과 협회장 인선과는 큰 상관관계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대표이사 공백이 있더라도 의결시 충분히 조율이 가능해 절차상 문제는 없다는 것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협회장 인선이 지연되는 건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의 사임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며 "이사회의 공석으로 인해 투표 과정이 문제가 생길 것 같다면 사전 조율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여전업계에선 업권에 닥친 난제들이 많은데 공고도 올라오지 않아 협회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당국 인선이 늦어지긴 했으나 이슈가 많은 현재 같은 상황에 업권을 대표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과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 현안 대응을 위해 협회가 추진 동력이 되어야 하지만 협회는 현재 후보조차도 아예 받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정치적 역량보다는 실무적인 감각이 있는 인물이 와서 업권을 대표해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서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