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도 상장폐지 대상…금융당국, 상장폐지 개혁방안 발표
2026-02-12 이철호 기자
또한 내년 6월까지 상장폐지 집중관리기간을 운영하고 상장폐지 심사 절차도 효율화해 부실 상장기업 퇴출을 강화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12일 이와 같은 내용의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 권대영 부위원장 "더 빠르고 더 엄정한 부실기업 퇴출 필요"
지난해 금융당국은 상장폐지 실질심사 절차를 3심제에서 2심제로 간소화하고 기업에게 부여할 수 있는 최대 개선기간도 2년에서 1년 6개월로 단축하는 한편 시가총액·매출액 등 주요 상장폐지 요건을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는 △상장폐지 집중관리기간 운영 △4대 상장폐지 요건 강화 △절차 효율화 등을 통해 장기간에 걸쳐 누적된 부실기업 문제를 해결하고 혁신기업의 원활한 상장 지원과 부실기업의 신속·엄정한 퇴출을 병행하는 '다산다사' 시장구조로의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코스닥 시장은 지난 20년 간 1353개 기업이 진입한 반면 퇴출은 415개사에 불과했다. 이 과정에서 시가총액은 8.6배로 상승했으나 코스닥 지수는 1.6배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같은기간 코스피가 시총은 6.7배, 지수는 3.8배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부실기업이 연명할 경우 전반적인 시장신뢰를 저해하고 불공정거래에 악용되는 등 심각한 투자자 피해를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며 "투자자에게 신뢰받는 시장으로 대도약하기 위해서는 더 빠르고 더 엄정한 부실기업 퇴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주가 1000원 미만 계속되면 상장폐지…상장폐지 절차도 효율화
금융당국은 부실기업의 빠르고 엄정한 퇴출을 위해 한국거래소에 상장폐지 집중관리단을 구성하고 내년 6월까지 집중관리기간을 운영하기로 했다. 집중관리단은 기존 상폐심사 3개팀에 추가 신설된 1개 팀을 더해 총 4개 팀 20명으로 구성되며 거래소 부이사장이 단장을 맡게 된다.
집중관리기간에는 단장이 정기적으로 상장페지 진행상황을 밀착 관리하며 올해 거래소 경영평가 시 집중관리기간 실적에 높은 가중치를 부여해 그 성과를 평가할 계획이다.
또한 시가총액·동전주·완전자본잠식·공시위반 등 상장폐지 관련 요건이 강화·신설된다.
먼저 내년 1월 200억 원, 2028년 1월 300억 원으로 추가 상향조정이 예정된 시가총액 상장폐지 기준 조정 주기를 매반기로 조기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7월 1일부터 200억 원, 내년 1월 300억 원으로 시가총액 요건이 강화된다.
일시적 주가띄우기를 통해 상장페지를 회피할 수 없도록 세부 적용기준과 시장감시도 강화해 관리종목 지정 후 90거래일 동안 연속 45거래일 시총 기준을 상회하지 못하면 즉시 상장폐지되도록 했다.
주가 1000원 미만인 '동전주'에 대한 상장폐지 요건도 신설된다. 올해 7월부터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를 상장폐지 대상으로 하고 병합 후 액면가 미만인 경우에도 상장폐지 요건에 포함시킨다.
세부적용 기준은 시가총액과 동일하게 30일 연속 하회 시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90일간 45일 연속 1000원 이상이 되지 못하면 최종 상장폐지된다.
권 부위원장은 "동전주는 높은 주가변동성 및 낮은 시총 등의 특성이 있는데다 주가조각의 대상이 되기 쉽다"며 "미국 나스닥도 1달러 미만인 이른바 페니 스탁 관련 상장폐지 요건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완전자본잠식 요건도 강화된다. 현재는 사업연도말 기준 완전자본잠식인 경우에만 상장폐지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여기에 반기 기준 완전자본잠식인 경우도 상장폐지 요건으로 확대한다.
공시위반에 따른 상장폐지 기준도 '최근 1년간 공시벌점 15점 누적'을 '최근 1년간 공시벌점 10점 누적'으로 하향 조정하고 중대하고 고의적인 공시위반은 한 번이라도 위반하면 상장폐지 대상 범위에 포함하기로 했다. 이러한 4대 상장폐지 요건 강화는 코스닥은 물론 코스피 시장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외에 코스닥 기업 상장폐지 실질심사 시 부여 가능한 최대 개선기간을 1년 6개월에서 1년으로 축소하고 상장폐지 가처분 소송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법원 등과 협의를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러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을 단순 시뮬레이션한 결과 올해 코스닥 상장폐지 대상 기업수가 당초 50개 내외에서 약 150개사 내외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 상장제도 개선, 거래소 혁신방안도 추진
금융위와 한국거래소는 12일부터 집중관리기간을 즉각 가동하고 4대 상장폐지 요건 강화는 7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규정 개정 등 후속조치가 필요한 절차 효율화는 4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부실기업의 퇴출과 함께 유망한 혁신기업의 원활한 상장을 위해 상장제도 개선도 병행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인공지능(AI)·우주·에너지 산업에 대한 맞춤형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도입한 가운데 올해도 맞춤형 기술특례상장 대상인 혁신기술의 범위를 지속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거래소를 전면 재설계하는 수준의 근본적인 혁신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거래소를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코스피·코스닥을 자회사 형태로 분리·운영한다는 거래소 개혁안을 제기하고 있다.
권 부위원장은 거래소 개혁 방안에 대해 "5년~10년 또는 10년~20년 후의 거래소를 생각하면 현재 이 시스템이 맞는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이번 기회를 놓치면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대한민국 자본시장이 재평가받는 시점에 거래소 개혁방안을 거래소, 전문가와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화두를 던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