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트인 가스레인지 설치 3개월 만에 점화 불능…'제품 결함' vs. '소비자 과실' 공방

제조사 "음식물 넘침 탓"...이용자 "일상적 사용" 반박

2026-02-22     이태영 기자
가스레인지를 설치한 지 3개월 만에 점화가 되지 않는 문제를 두고 소비자와 제조사 간 책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가스레인지 업체는 '반복적인 음식물 넘침으로 인한 소비자 부주의'로 발생한 문제라고 판정했지만 소비자는 '정상적으로 사용했는데 3개월 만에 이렇게 될 수 없다'며 제품 결함을 주장하고 있어 양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충북 청주에 거주하는 심 모(여)씨는 지난해 11월 싱크대를 교체하며 화구 3개짜리 가스레인지 빌트인 가스쿡탑을 중간업자를 통해 설치했다. 가스쿡탑을 사용한 지 약 2개월 무렵부터 점화할 때 소리만 날뿐 불이 제대로 붙지 않기 시작했다.

제조사에 점검을 요청했고 2월2일 방문한 기사는 심 씨에게 "곰국 솥처럼 무거운 조리기구나 음식을 할 때는 이 제품 말고 다른 곳에 끓이라"고 조언하곤 별다른 수리를 하지 않고 돌아갔다.

이후 업체 측으로부터 '소비자 과실' 판정을 듣게 된 심 씨는 "무거운 솥을 사용한 사실이 없으며 음식물이 넘치는 것은 어느 가스레인지를 사용해도 있는 일인데 유독 이 제품만 이렇게 됐다"고 반발했다. 이어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쿡탑 하부 건전지 케이스까지 파손될 정도라면 제품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제보자가 2월2일 현장 점검 과정 직후 촬영한 가스레인지 내부 모습. 상판 아래 이물질이 묻은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과 손상된 건전지 박스가 확인된다

가스레인지 제조사는 “현장 기사의 보고를 토대로 '소비자 부주의'로 판정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장 점검 당시 쿡탑 하부에 일반 물이 아닌 끈적한 탕류 등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엉겨 붙고 쌓인 흔적이 확인됐다. 한 번이 아닌 여러 차례 쌓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적인 넘침은 자체 기술로 내부 침투가 방지되지만 주기적이고 반복적인 넘침의 경우 내부로 침투할 수 있다"며 "이번 사례는 후자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양 측은 세부적인 사안에서도 입장 차이를 보였다.

가스레인지 제조사는 구매한 지 얼마 안 된 제품이라 서비스 차원에서 주요 부품(PCB 회로)을 무상으로 교체해 주겠다고 제안했으나, 심 씨가 이를 거부하고 환불을 요구해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심 씨는 “환불에 대해 얘기한 적이 없다”며 "중간업자를 통해 설치한 것이라 환불을 바라지 않고 업체가 소비자 과실이라고 얘기한 부분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