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지각 취임한 장민영 기업은행장...내부통제 강화·생산적 금융 등 현안 산적

2026-02-20     박인철 기자
장민영 기업은행장이 총액인건비 문제를 둘러싼 노사 갈등을 봉합하며 임명 한 달이 지나서야 지각 취임했다. 갈등의 불씨는 가까스로 잡았지만 내부통제와 생산적 금융 등 풀어야 할 현안은 산적하다.

장 행장은 지난 달 23일 임명 이후 약 한 달 만인 20일 취임식을 가졌다. 그간 노조의 출근 저지 투쟁으로 정식 출근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노조는 미지급 시간외수당 지급을 요구하며 임금 체불 문제 해결을 장 행장에 촉구했다.

이후 설 연휴 직전인 지난 13일 노사가 임금 교섭안 등을 최종 합의하면서 장 행장도 공식 출근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 부당대출 사고 후 내부통제 강화 급선무... 해외실적 개선도 과제

장 행장에게 주어진 가장 큰 당면 과제는 내부통제 강화 문제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금융감독원의 감사 결과 전현직 직원이 연루된 부당대출 사고가 적발됐다. 2017년부터 7년 간 총 882억 원 규모였고 조직적으로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했던 정황도 확인됐다.

지난해도 사고는 이어졌다. 기업은행에서 발생한 10억 원 이상 금융사고가 4건으로 우리은행(3건), 농협은행(2건) 등 다른 대형은행보다 많았다.

사고가 이어지자 기업은행은 전임 행장 시절 친인척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를 하고 승인여신 점검 조직 신설, 독립적인 내부자신고 채널 구축,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감사자문단 출범 등 쇄신안을 마련했지만 장 행장이 전반적으로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보여줘야 한다. 

생산적금융 확대도 주요 과제다. 기업은행은 2030년까지 5년 간 생산적 금융에 300조 원 이상을 투입하기로 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 분야에 5년 간 250조 원을 할당하고 벤처 투자 인프라 분야에 20조 원, 첨단 전략사업 지원과 인프라 금융 선도를 위해 18조8000억 원 등을 투입한다.
 
▲장민영 기업은행장


다만 코로나19 이후 기업은행의 주 고객층인 중소기업 부실로 인해 연체율 지표가 부진하는 등 건전성 개선 문제가 걸림돌로 지적된다. 

지난해 4분기 기준 기업은행 기업부문 연체율은 0.91%로 전년 대비 0.12%포인트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4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0.33%)보다 3배 가량 높다. 국책은행 특성상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는 기조는 여전하지만 잠재 부실 리스크도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글로벌 부문 실적 개선도 장 행장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전임자였던 김성태 전 행장은 취임 당시 글로벌 순이익 2500억 원 달성을 목표했지만 지난해 기업은행 4개 해외법인은 오히려 176억 원 순적자를 기록했다. 

중국법인 중국유한공사가 당기순이익 269억 원을 기록하며 선전했지만 인도네시아 법인에서 477억 원 적자가 발생하는 등 해외법인 전반적으로 실적이 부진했다. 

수 년 째 나오는 '지주사 전환' 여부에 대해 장 행장이 어떤 입장을 제시할 지도 관심사다. 기업은행은 전임 행장들이 지주사 전환 여부에 대해 부인하거나 입장을 언급한 바가 없지만 증권-캐피탈-자산운용으로 이어지는 자회사 체계를 갖춘 상태다. 

다만 금융지주 자회사들이 모회사의 지원을 받아 몸집을 키우는 사이 기업은행 비은행 자회사들은 사실상 '각개전투'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성장이 더딘 상황이다. 

지난해 기업은행 주요 자회사들의 실적을 살펴보면 IBK캐피탈과 IBK투자증권이 각각 당기순이익 2456억 원과 575억 원을 거두며 존재감을 나타냈지만 IBK저축은행은 561억 원 적자, IBK연금보험은 111억 원 흑자에 그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만 장 행장이 기업은행 내부 출신으로 IBK경제연구소장과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등 은행 전반의 경영 설계와 리스크 관리를 담당해왔다는 점에서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큰 상황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