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영풍, 주총서 반대한 안건 이번엔 제안?...액면분할·집행임원제 말 바꿔

2026-02-25     유성용 기자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오는 3월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제안을 통해 집행임원제 도입과 발행주식 10분의 1 액면분할을 요청한 가운데 고무줄 잣대 논란이 일고 있다.

MBK·영풍 측이 거버넌스 개선 등을 거론하며 지난해 주총에서 같은 안건을 무산시키고 법적 조치까지 나선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 입장이 바뀌면서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업계 및 관련 보도 등에 따르면 MBK·영풍은 최근 고려아연을 대상으로 이사의 총주주 충실의무 정관 반영, 집행임원제 도입, 발행주식 액면분할 등을 골자로 하는 주주제안을 제출했다.

MBK·영풍 측은 액면분할을 통해 주식 유동성을 높여 개인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집행임원제를 통해 감독과 집행을 분리함으로써 책임경영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지난해 주총에서도 집행임원제 도입이 제안됐지만 부결됐다. 당시 고려아연은 이 제안을 수용했는데, 지분율과 찬성률 등을 따져보면 MBK·영풍 측이 스스로 제안한 안건에 반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월 임시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 현 경영진 주도로 액면분할 안건이 가결됐는데, MBK·영풍 측은 즉각 주주총회 효력 가처분을 제기하며 액면분할을 막아섰다.

가처분 결과에 대해 고려아연이 이의제기 및 즉시항고 등 법적 절차를 이어가면서 이 안건은 현재까지도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IB업계 일각에서는 MBK·영풍 측이 ‘적대적 M&A’에만 매몰돼 입장이 상황에 따라 바뀌는 행태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MBK·영풍 측은 지난해 말 고려아연이 발표한 미국 통합 제련소 건설(크루서블 프로젝트)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프로젝트의 핵심사안인 미국 정부·투자자 대상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막기 위해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하기도 했다.

특히 MBK·영풍은 가처분이 기각된 이후 ‘테네시주 핵심광물 제련소에 대한 외국인 투자 관련 소통’을 이유로 미국 내 글로벌 로펌을 현지 로비스트로 선임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MBK·영풍 측 인사들이 지난 23일 개최된 고려아연 이사회 참석 후 내용이 공시되기 전에 핵심 내용을 보도자료 형태로 배포해 거버넌스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사 및 감사 등의 비밀준수의무’를 규정한 상법 제382조4를 위반한 행위다. 해당 규정에 따르면 이사는 재임 중은 물론 퇴임 이후에도 직무상 알게 된 회사의 영업상 비밀을 외부에 누설해서는 안 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