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경영] 크래프톤 'AI First', 게임부터 피지컬 로봇까지 'AI전환' 올인...GPU 클러스터 등 공격적 투자

2026-03-05     이승규 기자

크래프톤이 개발 과정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게임에 AI를 접목시키는 새로운 플레이 방식을 제시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크래프톤은 AX(AI 전환)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게임 경험 혁신, 개발 효율화, 신사업 확장을 동시에 추진하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 게임사들이 ▲코딩 보조 ▲그래픽 제작 ▲QA 테스트 등 개발 과정에서 AI를 활용하는 것과는 차별화된 접근이다.

이는 크래프톤 산하 스튜디오 '렐루게임즈'가 주도하고 있다.

렐루게임즈의 첫 게임인 '언커버 더 스모킹 건'은 자연어 기반 NPC 심문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용자가 정해진 선택지를 클릭하는 대신 자유롭게 질문을 입력하면 AI가 이를 이해하고 NPC가 상황에 맞게 답변하는 방식이다.

기존 추리 게임들이 제한된 선택지 안에서 단서를 찾아야 했다면 이 게임은 AI를 통해 이용자가 원하는 질문을 직접 던지고 다양한 방식으로 사건을 풀어나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러한 게임성을 인정받아 '2024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굿게임상을 수상했다.

이어 출시된 AI 음성 인식 게임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 역시 색다른 시도로 주목받았다. 이 게임은 이용자의 음성, 감정, 발음을 AI가 분석해 게임 진행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단순히 음성 명령을 인식하는 수준을 넘어 플레이어의 말투와 감정 상태까지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도록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출시된 마메시스는 유저들 사이에서 위장한 NPC를 찾는 게임이다. AI가 플레이어의 행동 패턴을 학습한 후 위장하면, 유저들이 이를 찾는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이 게임은 1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AAA급 게임에도 AI 기술이 적용됐다. 지난해 3월 출시된 인조이에 적용된 'ACE'가 대표적인 예시다. ACE는 크래프톤이 엔비디아와 함께 개발한 AI 모델로, 상호작용형 NPC인 'CPC'를 구현하는 기술이다. 인조이는 지난해 얼리액세스임에도 불구하고 100만 장 이상이 판매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인조이 대표사진./사진=크래프톤 제공

이 같은 시도들은 실적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인조이및 마메시스 판매 호조와 ‘PUBG: 배틀그라운드’의 인기 지속이 맞물리며 PC 부문 매출이 증가한 것. 이에 2025년 크래프톤 PC 매출은 1조1846억 원으로 전년(9418억 원) 대비 25.8% 증가했다. 

크래프톤은 올해 'AI First'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내부적으로는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외부적으로는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먼저 1000억 원 규모 GPU 클러스터를 구축한다. 이 인프라는 정교한 추론과 반복 계획이 필요한 다단계 과제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임직원들의 AI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매년 약 300억 원의 예산도 편성한다.  

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톤이 원 IP 리스크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튜디오 체제를 강화하고 역량 있는 IP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라며 "AI를 통해 개발 프로세스가 간소화되면 개발비 효율화를 넘어 크래프톤의 다작 전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피지컬 AI 사업 진출을 통해 새로운 '캐시카우' 발굴에도 나선다. 게임 개발 과정에서 사용되는 기술을 로보틱스와 결합해 현실세계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AI를 구현하겠다는 전략이다. 

크래프톤은 원활한 사업 확장을 위해 CAIO(최고인공지능책임자)를 신설하고 이강욱 AI 본부장을 선임했다. 이 CAIO는 2022년부터 AI 본부장 직을 겸임하며, 연구 체계 정비와 기술 역량 고도화를 진두지휘했다. 

아울러 로봇 AI 법인 '루도 로보틱스' 설립도 예고했다. 미국에 모회사를 두고 한국에 자회사를 설립하는 구조로 준비 중이며, 한국 법인 본부장은 이 CAIO가 맡는다.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교수는 "모션 캡처 등은 이미 게임 쪽에서 오랜 기간 사용해온 기술인 만큼, 피지컬 AI에 적용도 용이할 것"이라며 "이미 수년 간 관련 기술 노하우를 축적해온 만큼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크래프톤은 이미 밀리터리 AI나 시뮬레이션 AI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역량을 보유했다"라며 "자사의 강점을 잘 파악하고 노하우들을 다른 기업들과 잘 공유하면 본인들이 원하는 수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승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