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국·박재현 갈등에...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창업주 임성기 선대회장 '전문경영인 중심' 강조”
2026-03-05 정현철 기자
송 회장은 “한미 창업주의 가족이자 대주주 한 사람으로서, 작금의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 성비위 사건으로 피해를 입으신 분과 큰 실망을 느끼셨을 한미 임직원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운을 뗐다.
이어 대주주와 전문경영인, 각자의 역할에 대해 정의를 내렸다. 전문경영인이 독립성을 가질 수 있도록 대주주의 역할을 지원에 한정했다.
송 회장은 “‘선진 전문경영인 체제’는 전문경영인의 역할과 권한을 존중하고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원칙이다. 대주주는 경영에 직접 개입하기보다 견실한 방향을 제시하고 지지하며, 전문경영인은 부여된 권한과 책임 아래 회사를 이끌어가는 것이 한미가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길”이라고 말했다.
이는 창업주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는 점으로 정통성을 더했다. 송 회장은 “한미 창업주 임성기 선대 회장도 한미의 다음 세대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중심이 되고, 대주주는 이사회를 통해 이를 지원하는 선진화된 지배구조로 나아가야 한다는 뜻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송 회장은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각 사 전문경영인은 관련 제도와 내부 통제 시스템을 더욱 공정하고 투명하게 정비해주길 바란다"며 "한미는 특정 개인 한 사람이 전권을 쥐고 운영할 수 없는 기업이다. 한미를 이끄는 핵심 동력은 임직원 모두의 단합된 마음이며, 그 마음의 중심에는 ‘임성기 정신’이 자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과문을 통해 ‘전문경영인 중심 경영’을 강조하면서 전문경영인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에 힘을 실어주고, 개인 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견제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갈등은 지난해 12월 한미약품 팔탄공장의 한 고위 임원이 회식자리에서 성추행을 한 사건에서 시작된다. 한미약품은 해당 임원을 징계하지 않고 자진 퇴사 처리했다.
지난달 20일 박재현 대표는 성비위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신동국 회장이 이를 막았고, 이외에도 주요 제품의 원료를 국산에서 중국산으로 교체하라는 등 과도한 경영 개입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한미약품 임직원이 신 회장 경영 개입을 규탄하는 피켓 시위가 이어지자 신 회장이 직접 반박에 나섰다.
신 회장은 2월 2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성비위 사건 처리가 끝난 이후 대화를 나눈 것을 박 대표가 왜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대주주는 전문경영인을 감시하고 경계할 의무가 있다며 경영 개입이 아님을 강조했다.
박재현 대표는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재선임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한미약품의 최대주주는 한미사이언스로 지분 41.42%를 보유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는 송영숙 회장으로,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은 63.89%다. 다만 특수관계인인 신동국 회장은 22.88%를 보유해 개인 기준으로 가장 많은 지분을 쥐고 있다. 신 회장의 개인 회사 한양정밀 6.95%를 더하면 신 회장의 지분율은 29.83%까지 늘어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