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삼성물산·CJ대한통운·한화오션, 노동전문가 속속 사외이사 선임...노란봉투법 리스크 관리?
2026-03-11 정은영 기자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하 노란봉투법)이 10일 시행된 가운데 특히 노동 집약적 산업군에 속한 기업들이 노동 관련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대표 호세 무뇨스)는 오는 26일 주주총회를 열고 노동법 전문가인 최윤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다룬다. 최 교수는 지난 2023년 현대자동차의 사외이사로 선임된 바 있다.
최 교수는 중앙노동위원회 심판위원을 지낸 노동법 분야 전문가로 노사 관계 및 노동 규제 대응 자문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차 사외이사 7명 중 노동 전문가는 최 교수 한 명뿐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2024년까지 3년 연속 중대재해 발생 건수 0건을 기록하며 안전 관리 성과를 강조해왔으나 지난해 판교 신축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발생 이후 안전 리스크 관리에 대한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고용노동부 장관 출신 인사를 이사회에 합류시킨 것은 단순 자문을 넘어 안전보건 관리 체계를 이사회 차원에서 점검하고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실제 삼성물산은 올해 3월 임기만료되는 사외이사가 3명인데 이중 노동 전문가는 없다.
CJ대한통운(대표 신영수)은 오는 24일 개최되는 정기주주총회에서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과 고용노동부 차관을 지낸 권기섭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결의할 예정이다.
물류 산업 특성상 택배기사 등 특수고용 노동자 비중이 높은 만큼 노동 정책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인사로 해석된다. 권 전 차관은 이억원 금융위원장의 자리에 선임된다.
CJ대한통운 측은 “장기간 고용·노동 정책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 전문성을 갖춘 인물인 만큼 노동 관련 거버넌스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삼성전기(대표 장덕현)는 18일 주총을 열고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을 지낸 이종훈 명지대 경영학과 명예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삼성전기는 최저임금 정책과 노동시장 제도에 대한 경험을 갖춘 인사를 선임함으로써 노동 정책 변화 대응 역량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기도 2명의 사외이사가 임기만료되는데 노동 전문가는 없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이종훈 후보는 경제, 경영 및 정책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서 회사의 경영환경 및 사업 특성을 고려해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오션(대표 김희철)은 19일 검사 출신이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이효진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부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이 부교수는 앞서 고용노동부 중대산업재해 수사심의위원회 위원을 맡은 바 있다.
한화오션은 올해 주총에서 2명의 사외이사를 추가로 선임한다. 그중 한 명이 노동 전문가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노란봉투법 시행 등으로 기업의 노사 갈등 대응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노동 정책 및 노동법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김성희 고려대학교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기업들이 노동 관련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노동 분야와의 접점을 넓히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