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ROE 2027년 7% 목표 달성할까?...자사주 소각·점포 혁신 승부수 띄워
2026-03-19 이정민 기자
2024년 말 밸류업 공시를 통해 2027년까지 ROE를 7%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현재 1%대에 머문 수익성을 고려하면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신세계 측은 이번 지표 하락이 사업 경쟁력 약화가 아닌 면세점 위약금 등 '비경상적 손실'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며 이를 제외한 실질 ROE는 이미 4~5% 수준을 회복했다는 입장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의 ROE는 최근 5년간 뚜렷한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1년 6.8%에서 2022년 8.8%로 상승했지만 이후 ▲2023년 4.9% ▲2024년 2.9%로 떨어진 데 이어 지난해 1%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ROE는 기업이 보유한 자본으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익을 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ROE가 낮을수록 매출 규모와 관계없이 자본 대비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로 기업의 자본 효율성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그러나 순이익 감소가 발목을 잡았다. 2021년 3889억 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2022년 5476억 원까지 늘어났으나 이후 가파르게 하락해 2023년 3120억 원, 2024년 1866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646억 원 수준까지 급감했다.
이 같은 수익성 부진은 본업인 백화점의 경쟁력 강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외형 성장 속에서 이익 체력이 둔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면세점 희망퇴직에 따른 퇴직금 지급과 통상 임금 관련 추정 부담금 등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점이 뼈아팠다.
여기에 직전 연도 인천공항 임대료 회계 처리에 따른 기저효과와 연결 자회사의 실적 둔화까지 겹치면서 전체적인 이익 규모를 축소시켰다. 결국 자본 규모는 유지되거나 소폭 늘어난 반면 순이익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ROE 하락 폭이 확대되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한 것이다.
신세계의 경우 백화점 부문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면세점과 일부 자회사 실적 회복이 더딘 점도 ROE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유통업계 전반의 낮은 ROE는 구조적인 한계와도 맞닿아 있다. 백화점 등 대형 유통채널은 임차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 비중이 높고 리뉴얼과 신규 투자에 따른 회수 기간도 길다. 여기에 이커머스와의 경쟁 심화로 판관비 부담까지 커지면서 자본 대비 수익성을 빠르게 끌어올리기 쉽지 않은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신세계는 2024년 말 밸류업 공시를 통해 2027년까지 ROE를 7%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재 1% 수준과 비교하면 2년 만에 약 6%포인트를 끌어올려야 하는 셈이다.
이는 경쟁사인 현대백화점이 동일 시점인 2027년을 기준으로 제시한 'ROE 6% 이상' 목표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유통 빅3 중 가장 공격적인 수치를 전면에 내세우며 업계 최고 수준의 자본 효율성을 달성하겠다는 신세계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신세계는 2027년 ROE 7% 달성을 위해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익성 극대화와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통한 자본 효율화라는 투트랙 전략을 가동한다.
먼저 백화점 부문은 핵심 점포의 위상을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강남점은 지난해 오픈한 국내 최대 규모의 식품관을 동력 삼아 럭셔리 경쟁력을 한층 강화한다. 본점 역시 헤리티지관 개관과 본관 리뉴얼에 이어 올해 신관 리뉴얼까지 순차적으로 진행하며 공간의 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대구점 역시 올해 전층 리뉴얼을 통해 지역 점유율을 확대한다. 여기에 광주점(2028년), 수서점(2029년), 송도점(2030년)으로 이어지는 랜드마크 출점 계획을 통해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이었던 면세 부문은 지난해 인천공항점 터미널2 그랜드 오픈을 기점으로 운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한다. 올해 명동점 리뉴얼 등 FIT(개인 여행객) 중심의 MD 강화와 인건비·비용 효율화를 통해 손익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 ROE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맡긴다는 방침이다.
뷰티 및 패션 사업이 포함된 도소매 부문 또한 자체 브랜드 매출 확대와 외부 전문 역량 활용을 통한 운영 효율화로 수익 기여도를 높일 계획이다.
자본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주주환원 전략도 공격적이다. 신세계는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매년 자사주 20만 주 이상을 소각하고 주당 최소 배당금 4000원을 기준으로 배당금을 점진적으로 확대한다.
이는 분모인 자기자본을 적정 수준으로 통제함으로써 ROE 지표를 단기에 끌어올리는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차입을 활용한 레버리지 전략은 과제로 남는다. 신세계는 리테일 혁신을 위한 재투자에 현금을 집중 투입하고 있으나 신규 점포 출점 등에 따른 차입금 증가세가 이자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정비 비중이 높은 오프라인 사업 특성상 리뉴얼 기간의 매출 공백과 초기 투자비를 상쇄할 만큼의 순이익 회복 속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신세계 측은 최근 ROE 하락이 사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약화보다는 일시적인 비경상 손실에 따른 착시 효과가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인천공항 면세점 철수 과정에서 발생한 1000억 원 규모의 위약금 등 영업 외적인 일시적 손실이 당기순이익에 반영되면서 지표상 수치가 낮아진 측면이 있다"며 "이러한 비경상적 요인들을 제외하고 실질적인 경영 성과를 따져본다면 ROE는 이미 4~5% 수준까지 회복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업황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강남점과 본점 리뉴얼 등 선제적으로 진행해온 투자들이 높은 매출 신장률로 이어지며 결실을 보고 있다"며 "주력 사업인 백화점이 탄탄한 영업이익을 뒷받침하고 면세점과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주요 자회사들의 실적이 정상화 궤도에 오르면 목표로 제시한 ROE 수치에 충분히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