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유료 구독의 ‘덫’…할인으로 장기계약 유도하고 해지하면 위약금 폭탄
해외 기반 서비스 국내법 적용 어려워 구제 요원
2026-03-22 조윤주 기자
# 서울 성동구에 사는 김 모(여)씨는 해외 플랫폼을 통해 챗GPT 구독 서비스를 결제했다가 해지하면서 위약금을 두고 갈등을 빚었다. 김 씨는 결제 직후 이용이 불편하다고 판단돼 즉시 환불 요청했다. 결제 전 플랫폼 측에 문의했을 때는 이 경우 전액 환불이 가능하다고 안내했으나 실제로는 '사용중'으로 표시되며 환불되지 않았다. 김 씨는 "결국 항의한 끝에 일부를 공제하고 환불받기로 했다"면서도 "서비스를 전혀 이용하지 않은 상태인데도 위약금을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챗GPT, 제미나이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사용이 일상화된 가운데 다양한 AI 프로그램 이용 과정에서 구독 해지와 위약금 등을 둘러싸고 소비자가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22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올해 생성형 AI 서비스 관련 소비자 민원이 지난해 보다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다. 주요 피해 유형은 ▶구독 청약철회나 중도 해지 시 위약금 ▶이유 없는 계정 제한 ▶고객센터 연결 지연·불통 등이다.
현재 생성형 AI 시장은 챗GPT나 제미나이 외에도 PPT(발표 자료) 제작, 이미지·영상 생성, 외국어 학습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며 여러 업체가 경쟁하고 있다.
이들 상품은 대부분 월 단위로 이용료를 내는 방식이나 '연간 구독 시' 할인을 제공한다. 소비자들은 할인 혜택만 보고 1년 치를 선결제했다가 중도 해지를 요청하면 아예 환불금이 없거나 남은 기간 요금의 상당 부분을 위약금으로 공제당하기 일쑤다. 업체나 서비스별로 3일·7일·15일 등 청약철회 가능 기간이 제한돼 있음에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해 갈등을 겪는 사례도 있다. 계정이 잠겨 이용이 불가한데 환불도 해주지 않고 문의할 고객센터마저 연결되지 않아 답답하다는 민원 적지 않다.
이외에 챗GPT 등을 교묘하게 사칭한 ‘피싱 사이트’도 문제다. 이들 사이트는 공식 로고를 교묘하게 변형하거나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유사하게 구성해 소비자들을 현혹한다.
이런 피싱 사이트에서 유료 결제할 경우 피해 구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부분 운영 주체가 해외에 있어 연락이 쉽지 않은 데다 환불 절차도 복잡해 모든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 몫이 되고 있다.
현행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서는 현재 생성형 AI 서비스만을 별도로 규정한 항목은 없다.
다만 모바일·인터넷 콘텐츠의 경우 ▷유료 콘텐츠를 사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소비자가 구입후 7일 이내 청약철회를 요구하면 전액 환급이 가능하다. ▷1개월 이상의 계속적 이용계약인 경우에는 소비자가 해지 요구 시 '해지일까지의 이용일수에 해당하는 금액과 잔여기간 이용요금의 10% 공제후 환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권고 사항일 뿐이며 해외 기반 서비스나 사칭 사이트의 경우는 국내법 적용이 어렵다보니 피해를 입어도 구제 받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