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차도 이젠 강력한 성능, 운전품질로 승부한다

2008-02-21     헤럴드경제신문 제공

소형차에서도 강력한 성능과 승차감 등 ‘운전 품질’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소형차에도 상대적으로 배기량이 큰 준중형차급 엔진을 장착해 출력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출력이 높아지면 일반적으로 주행ㆍ가속ㆍ등판력 등이 좋아져 운전이 쾌적하고 편리해진다.

따라서 국내 운전자들도 이제 크기보다는 승차감ㆍ주행성능 등 운전품질을 고려해 자동차를 구입하는 시대로 접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소형차급인 기아 ‘뉴프라이드’, 현대 ‘베르나’와 ‘클릭’에 이어 GM대우도 지난 19일 1ㆍ6ℓ 엔진을 장착한 소형차 2009년형 ‘젠트라’와 ‘젠트라엑스’를 출시해 경쟁대열에 합류했다.

이들 모델은 출력 110마력 이상에 13~15㎏ㆍm대의 토크를 실현하고 있다. 마력 수가 높아졌다는 것은 끌고나가는 힘이, 토크가 크다는 것은 치고나가는 힘이 월등하게 향상됐다는 뜻이다. 즉, 쾌적하고 스포티한 드라이빙이 가능하다는 소리다.

소형차 모델은 현재 배기량 1200㏄와 1400㏄, 1500㏄(디젤)가 많이 생산되고 팔리지만 이처럼 1600㏄급이 쏟아지면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배기량이 커지면서 문제가 되는 것은 연비.

1.6ℓ급 소형차 모델들의 연비는 대략 수동변속기 기준 15~17㎞/ℓ대, 자동변속기는 13~14㎞/ℓ 선으로 1등급을 실현하고 있다. 출력을 높이면서도 기술력 향상으로 고연비를 실현, 엔진 대형화에 따른 유지 비용을 상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례로 2009년형 ‘젠트라’ 시리즈에 장착된 1.6ℓ DOHC EXO-TEC엔진은 흡기 및 배기밸브의 최적 개폐 시기를 조절해 연비를 향상시키고 배기가스를 줄였다. 또 엔진부품도 주철 대신 스테인리스로 제작된 배기 매니폴드와 컨버터를 사용, 내구성을 높이고 엔진 경량화를 통한 연비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이처럼 소형차의 배기량이 커지면서 중형차급에서는 상대적으로 힘이 달리는 1.8ℓ 모델이 사라지는 추세다. 또 준중형에는 2.0ℓ 엔진이 장착되는 등 전반적으로 운전품질을 감안해 차급보다 큰 엔진이 달린 차량의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이제 자동차를 덩치만 보고 고르는 게 아니라 운전품질을 따져 소비하는 시대에 진입했다고 보면 된다”며 “중형, 준중형에서 나타난 ‘엔진 대형화’ 현상이 이제 소형차에서도 본격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