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카카오게임즈 라인야후에 매각…일본·대만·동남아서 시너지 기대

2026-03-25     이승규 기자
카카오가 계열사 정리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아픈 손가락’인 카카오게임즈를 라인야후에 매각한다. 카카오는 2대 주주로 남아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카카오게임즈는 '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해외 사업 확장이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모바일 기기 보급률이 높은 동남아 시장이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를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카오게임즈 지분을 라인야후가 출자한 투자법인 ‘LAAA’ 인베스트먼트에 매각한다. LAAA는 기존 지분 인수 뿐 아니라 신주 및 전환사채(CB) 인수에도 참여할 계획이며, 오는 5월 중으로 거래가 완료될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번 작업을 통해 30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이번 거래가 마무리되면 카카오게임즈의 최대 주주는 기존 카카오(지난해 기준 35.57%)에서 라인야후로 변경된다. 최종 지분율은 확정되지 않았다. 신주 발행에 따라 기존 지분율이 희석될 가능성이 있다. 카카오는 2대 주주로 남아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한다. 
 

이번 매각은 정신아 대표 체제에서 추진 중인 조직 개편의 연장선이다. 2024년 취임한 정 대표는 AI·카카오톡 중심 사업 재편을 예고하며 부진한 계열사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는 이번 매각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카카오게임즈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모회사와의 시너지 효과도 미미한 상황이라 지분 매각이 불가피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카카오게임즈는 수년 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2022년 1조1477억 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4650억 원으로 급감했고, 1758억 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적자전환(영업손실 396억 원)했다. 순이익은 4년 연속 적자며 지난해 순손실 규모는 1430억 원에 달한다.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카카오게임즈의 최근 전략들이 모회사의 이미지와 부합하지 않는 경향이 크다"라며 "카카오가 혁신 사업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는 만큼 이번 매각 자체는 예정된 수순"이라고 말했다. 

다만 해외 사업 매출 비중이 높은 자회사를 매각했다는 것과 관련 아쉽다는 의견도 나온다. 카카오게임즈 해외 매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23.2%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카오가 해외사업을 통해 새로운 모멘텀을 찾으려고 했지만 이것도 여의치 않으며 새로운 플랜을 모색중일 것"이라며 "현재 구조에서 해외 매출 비중이 잘 늘어나고 있지 않은 만큼 플랜B 발굴에 나설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 카카오게임즈, ‘라인’ 등에 업었다…애니팡 영광 재현될까?

카카오게임즈는 ‘라인’이라는 대형 플랫폼을 기반으로 해외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라인야후는 일본을 포함해 대만·태국·인도네시아 등을 어우르는 넓은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의 월간 이용자 수가 2억 명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이용자 기반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로 기대된다.  

먼저 일본 시장 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와 ‘에버소울’ 등을 서비스하며 서브컬처 장르에 대한 노하우를 쌓았고 핵심 개발사인 라이온하트는 서브컬처 신작 ‘프로젝트C’ 출시를 예고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대만 시장 공략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오딘 IP가 현지에서 정착한 만큼 시너지 극대화가 가능하다. 또 올해 오딘 IP 기반의 신작(오딘Q)도 출시가 예정돼 있다.

동남아 시장에서는 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유통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동남아 시장 모바일 기기 보급률이 높아지는 가운데 해당 시장을 선점하면 신규 BM 발굴이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게임즈가 동남아 시장에서 캐주얼 게임으로 승부수를 띄울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시장은 기기 보급률은 높지만 통신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지 않다”라며 “인프라가 열악한 만큼 통신 인프라가 덜 필요한 캐주얼한 게임들로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 추후 전략에 대해서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견된다. 양사는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승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