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검토 후 접었는데...뉴욕 증시 가는 SK하이닉스 뭐가 다를까
2026-03-26 선다혜 기자
SK하이닉스는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인공지능(AI) 반도체 등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5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위한 공모 등록신청서(Form F-1)를 비공개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측은 "올해 중 상장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으나, 공모 규모와 방식, 일정 등 세부 사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약 100억 달러(13조~15조 원) 규모의 ADR 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국내 기업의 미국 증시 자금 조달 사례 가운데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이번 상장은 신주 발행을 통해 직접 달러 자금을 수혈하는 ‘공모형 ADR’ 방식이 유력하다.
ADR은 원주식을 국내에 보관한 채 예탁증서를 발행해 해외 투자자가 거래하도록 돕는 방식으로, 미국 증시 직상장과 동일한 자금 조달 및 투자자 접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그에 따른 부담도 적지 않다. 공모를 수반한 상장형 ADR의 경우 SK하이닉스는 향후 미국 SEC의 엄격한 공시 규제를 적용받게 된다.
연례보고서(20-F) 제출 의무를 비롯해 내부통제 기준 강화, 투자자 보호를 위한 소송 리스크 노출 등 미국 상장사에 준하는 수준의 투명성을 요구받는다.
이는 과거 삼성전자가 미국 상장 카드를 검토하다가 결국 접었던 결정적 이유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2004년 자체 검토 후 실익 부재로 상장을 철회했고, 2016년 헤지펀드 엘리엇의 나스닥 상장 요구 시에도 지배구조 노출과 집단소송 부담을 이유로 공식 거절한 바 있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국내 증시 단독 상장만으로도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등 세계 주요 주가지수의 핵심 종목으로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도 50%를 상회해 글로벌 투자자의 접근성이 이미 완성된 상태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막대한 컴플라이언스 비용과 소송 리스크를 감수하며 뉴욕행 티켓을 끊을 필요성이 없는 셈이다.
반면 SK하이닉스의 상황은 다르다. 총 622조 원 규모의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중 하이닉스 분담분인 122조 원과 미국 인디애나 패키징 공장 건설 등 향후 천문학적인 실탄 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
SK하이닉스의 경우 국내 증시의 한정된 유동성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한 상황이다.
또한 마이크론(Micron)과의 밸류에이션 격차 해소라는 명확한 목표도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SK하이닉스의 HBM 점유율은 기준 57%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마이크로은 각각 22%, 21%로 SK하이닉스가 크게 앞지르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5.7배로 마이크론(12.1배)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난 25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는 "규모와 방식 등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올해 하반기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며 "ADR 상장 심사 절차가 시작된 만큼 국내외 법령에 따라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여러 주주 의견을 반영해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