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사태 구제 길 열었다... 금감원 '청약철회권' 인정

2026-04-09     서현진 기자
#. 신청인 A씨는 2024년 2월 티몬에 입점한 여행사가 제공하는 494만 원 상당의 호주 시드니행 해외여행 상품을 3개월 할부로 구매한 뒤 완납했다. 5개월 뒤인 7월경 판매사는 티몬으로부터 결제대금을 정산받지 못할 것을 예상해 여행계약의 이행을 거절했고 A씨는 티몬을 통해 결제 취소 후 B카드사에 대해 청약철회권을 행사했다.

#. 신청인 C씨는 2024년 5월 티몬에 입점한 판매사에서 53만 원 상당의 제주항공 항공권을 5개월 할부로 구매하고 2회 납부했다. 5개월 뒤인 7월경 판매사는 C씨에게 항공권 사용 불가 및 발권 취소 예정임을 통보하고 티몬 홈페이지를 통한 카드대금 결제 취소를 안내했다. C씨는 티몬을 통해 결제를 취소하고 D카드사에 청약철회권 및 할부항변권을 행사했다.

지난 2024년 발생한 '티메프 사태' 당시 카드결제 후 환급을 받지 못한 소비자들이 구제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생겼다. 

금융당국이 신용카드로 티몬과 위메프 등에서 여행상품이나 항공권을 결제한 뒤 사용하지 못한 고객에 대해 청약철회권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조위)는 티메프 사태 당시 신용카드로 여행 상품권과 항공권 등을 구매한 뒤 사용하지 못한 채 환급도 받지 못한 소비자에게 카드사다 대금을 환급해달라고 권고했다. 

소비자가 행사한 할부거래법상 청약철회권을 분조위가 인정한 것이다. 

앞서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가 티몬·위메프 및 입점 판매사, PG사에 배상 책임을 물었으나 다수의 판매사와 PG사가 이를 거부했고 지난해 11월 위메프가 파산하면서 실질적인 소비자 피해 구제가 불투명해졌다.

이에 금감원은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과 별도로 소비자 피해를 구제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분조위 결정을 내렸다. 

금감원은 주요 사례를 언급하며 재화를 공급받지 못한 상태에서 정당하게 청약철회권을 행사한 경우 청약철회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결정은 금감원이 지난해 발표한 '금융소비자보호 개선 로드맵' 및 후속 조직개편을 통해 분조위 기능 활성화를 도모한 이후 거둔 첫 번째 조정 결정이다. 금융소비자보호 개선 로드맵은 사후 구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분쟁조정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분조위 운영을 활성화하는 등 소비자들이 소비자보호를 체감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골자다.

분조위는 이번 조정을 통해 할부거래 시 카드사의 책임을 명확히 정립했으며 판매사의 파산 등으로 장기간 방치됐던 티메프 사태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구제 길을 열어주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조정 결정에 따라 다른 여행·항공·숙박상품 등에 대해서도 소비자와 카드사 간 사적화해가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유도할 것"이라며 "향후 분조위를 적극 활용해 소비자권익 보호에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서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