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기와 도전' 그룹 근간 꺼내 든 SK그룹, AI로 최종건·최종현 창업 세대 재현

2026-04-14     선다혜 기자
SK그룹이 창업 세대의 경영 철학과 메시지를 인공지능(AI) 기술로 재현하며 ‘패기와 도전’이라는 그룹의 근간을 다시 꺼내 들었다. 

14일 SK그룹은 창립 73주년을 맞아 최종건 창업회장과 최종현 선대회장의 발언과 일화를 기반으로 제작한 AI 영상을 최근 공개하고 전 구성원과 공유했다고 밝혔다

약 5분 분량의 해당 영상은 6·25 전쟁 직후 폐허가 된 선경직물 재건 과정을 시작으로 섬유·호텔·석유·이동통신으로 이어지는 SK그룹의 성장 궤적을 압축적으로 담았다.
 
▲SK그룹 창립 73주년을 맞아 제작된 영상에서 인공지능(AI)으로 재현된 최종건 창업회장(왼쪽)과 최종현 선대회장.

단순한 연대기 나열을 넘어 주요 사업 진출 당시의 의사결정과 위기 대응 과정을 중심으로 구성된 점이 특징이다.

특히 창업 초기 나일론 사업 진출, 워커힐호텔 인수 등 당시로서는 모험에 가까웠던 선택들을 통해 ‘할 수 있고 해야 한다’는 창업 정신을 강조했다.

이후 경영을 이어받은 최종현 선대회장이 석유화학과 정보통신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10년을 내다보는 경영’을 실천한 과정도 주요 서사로 담겼다.

SK그룹의 현재 사업 포트폴리오를 형성한 이동통신 사업 진출 과정 역시 비중 있게 다뤄졌다. 당시 시장의 회의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베팅을 통해 사업 기반을 확보한 결정이 오늘날 ICT 경쟁력의 출발점이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SK그룹 창립 73주년을 맞아 제작된 영상에서 인공지능(AI)으로 재현된 최종건 창업회장

이번 영상은 기존과 달리 제작 방식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과거에는 컴퓨터 그래픽이나 배우를 활용한 재연 방식이 주를 이뤘지만, 이번에는 음성 자료와 사료를 기반으로 AI가 서사 구성부터 영상 생성까지 전 과정을 담당했다.

SK그룹이 보유한 사사와 저서, 디지털 복원된 음성 기록 등 방대한 사료가 학습 데이터로 활용됐으며 이를 통해 실제 인물의 발화 스타일과 메시지를 재구성했다는 설명이다. 수천 건에 달하는 음성 자료를 기반으로 자연스러운 음성 재현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기술적 진전도 반영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최태원 회장이 직접 AI 활용을 제안하며 창업 세대의 철학을 구성원들과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 말미에는 “초심을 바탕으로 다시 한 번 도약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기며 현재의 경영 환경과 연결된다. 고금리·저성장 기조와 산업 구조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과거의 결단과 도전 경험을 현재 전략에 접목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SK그룹의 이번 시도는 단순한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넘어 실제 사업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룹은 최근 인공지능(AI)을 핵심 성장축으로 삼고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투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그룹 창립 73주년을 맞아 제작된 영상에서 인공지능(AI)으로 재현된 최종현 선대회장.

특히 SK하이닉스는는 AI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향후 5년간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투자 재원의 상당 부분을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메모리 분야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SK그룹은 글로벌 AI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OpenAI 등과의 협력 가능성을 바탕으로 데이터센터 구축 및 운영 역량을 강화하며, 메모리 반도체부터 데이터센터로 이어지는 AI 밸류체인 구축을 추진 중이다.

계열사별로도 AI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SK텔레콤은 ‘AI 네이티브 기업’ 전환을 선언하고 기존 통신 중심 사업 구조를 AI 기반으로 재편하고 있으며, 자체 AI 모델 개발과 데이터센터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