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이창용 한은 총재 “통화·재정만으로는 한계, 구조개혁 없인 성장 어려워”

2026-04-20     박인철 기자
“통화·재정만으로는 한계, 구조개혁 없인 성장 어렵다. 우리경제가 당면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장기 과제를 계속 연구해야 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4년 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이 총재는 20일 이임사를 통해 “아직 중동전쟁이 끝나지 않아 외환·금융시장이 충분히 안정되지 못한 채 자리를 넘기게 돼 마음이 무겁다”며 소회를 밝혔다.

이어 지난 4년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역사상 처음으로 두 차례의 빅스텝, 그리고 기준금리를 3.5%까지 끌어올려야 했던 격동의 시기였다고 회고했다. 

특히 그는 “임기 중 발생한 미국 실리콘밸리 은행 파산과 비상계엄이라는 초유의 사태 그리고 중동전쟁과 미국 행정부의 관세정책 변화 등 예상치 못한 수많은 충격 속에서도 우리 경제를 지켜내기 위해 분투했다”고 말했다.

주요 성과로는 고조된 인플레이션을 주요국 중앙은행보다 먼저 2%대 목표 수준으로 되돌린 것과 지난 20여 년간 상승하기만 했던 가계부채 비율을 처음으로 하락세로 이끈 점을 꼽았다. 
 
▲ 20일 오전 이임식을 갖고 있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박인철기자)


또한 한국형 포워드 가이던스 도입과 비기축통화국 중앙은행 총재 최초의 BIS 글로벌금융시스템위원회(CGFS) 의장 수임 등을 통해 한국은행의 정책 소통 방식과 국제적 위상을 강화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이 총재는 “현재 우리 경제가 직면한 저출생, 저성장, 특정 산업에 대한 과도한 의존 및 양극화 문제는 더 이상 통화·재정정책과 같은 단기 처방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그는 “경제 구조적 변화로 정책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음에도 국민적 기대와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며 “노동과 교육 등 고통스러운 구조개혁을 통해서만 이해관계와 갈등을 조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이 단순히 통화금융정책의 울타리에 안주하지 말고 교육, 주거, 균형발전 등 우리 사회의 당면 과제를 연구하는 국내 최고의 싱크탱크가 되어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중앙은행에 대한 국민의 믿음은 결국 실력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을 명심하고 앞으로도 안주하지 말고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발전해 나가기를 바란다”는 인사를 전하며 임기를 마무리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