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파킹 통장이 4% 고금리?...조건 까다롭고 한도도 고작 100~200만원, '빛좋은 개살구'

2026-04-22     이태영 기자
주요 대형 시중은행들이 수시입출금 통장에 연 3~4% 금리를 제공해 준다고 광고하고 있지만 우대금리 조건이 매우 까다로워 빚좋은 개살구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우대금리 조건을 충족하더라도 대부분 잔액 100~200만 원에 대해서만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그 이상 금액은 연 0.1% 기본금리만 적용하기 때문에 큰 이자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현재 주요 은행들이 선보인 수시입출금 통장은 우대금리 포함 연 2.5~4% 금리를 제공한다고 광고하고 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연 2.5%에서 수 개월째 정체되어 있고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3%를 넘지 못하는 상품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금리 수준으로보면 메리트가 있다.

문제는 우대금리를 받기 위한 조건이 까다롭다는 데 있다.

주요 은행 수시입출금 통장 대부분이 우대금리 조건으로 ▶급여 이체 ▶카드·보험 자동이체 ▶제휴 앱 가입 ▶마케팅 정보 수신 동의 등 3~4개 이상의 조건을 동시에 내걸고 있다.
 
 
우대금리 포함 연 4%를 준다는 KB국민은행 '모니모 KB 매일 이자 통장'은 삼성금융 계열사 상품에 대해 자동이체를 연결해야하고 마케팅 동의도 해야한다. 가입 경로 또한 삼성금융네트웍스 앱 '모니모'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여러 조건을 충족해 연 4% 금리를 적용하더라도 잔액 200만 원 이하에 대해서만 4% 이자를 받을 수 있다. 200만 원 초과 금액은 기본금리인 연 0.1%가 적용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해당 파킹통장은 삼성 금융 네트워크에 은행이 없어 제휴한 상품으로 양 사 합의에 따라 해당 계열사 자동이체 고객에게 우대를 제공하는 구조"라며 “최고 금리 적용 한도 200만 원은 혁신 금융 서비스 승인 과정에서 정해진 것으로 별다른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우대금리 포함 연 3.1%를 제공하는 우리은행 '우월한 월급 통장'도 전월 급여이체 및 신규 급여이체 조건을 충족해야 연 3%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이 조건을 충족하려면 사실상 주거래은행을 바꿔야 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 상품 역시 200만 원 이하에 대해서만 우대금리가 적용되고 금액을 초과한 경우 기본금리 연 0.1%만 적용된다. 

까다로운 우대금리 자체가 사라지는 조건도 있다. 광주은행 '365 파킹통장'은 기본금리가 연 2.35%에 이벤트 우대금리가 연 0.7%를 적용받는데 이마저도 7만 좌 판매가 달성되거나 6월 30일 이후에는 이벤트 금리마저 사라진다. 

신한은행 '신한 슈퍼SOL 통장'도 신한카드 결제 실적, 신한투자증권 계좌 보유, 신한 슈퍼SOL 앱 내 신한라이프 서비스 이용까지 묶어야 최고 연 2.50%를 받을 수 있고 이마저도 신규 계좌 20만 좌로 판매가 제한돼있다. 이 상품 역시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한도가 300만 원에 불과하다. 

우대금리 조건도 까다롭고 우대금리 적용 금액도 상대적으로 적다보니 목돈 운용 차원에서도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이다. 

이정수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총장은 "은행들이 파킹통장 장점만 내세워 판매하면서 자세한 정보 없이 소비자 가입을 유도해 오인할 소지가 있다"며 "주거래 통장과 급여 이체를 옮기거나 카드까지 써야 하는 조건은 사실상 계열사 상품 끼워팔기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