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넘는 회장님 자택 시위, 이웃 주민까지 볼모...이재용·정의선·김승연·이재현·허영인 등 '고통'
2026-04-30 최창민 기자
당장 5월 2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재용 회장 자택 앞에서는 삼성전자 노동조합과 주주단체가 동시에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고 연봉의 50%인 성과급 상한선을 폐지하라고 요구하는 삼성전자 초기업 노조는 집회를 통해 총파업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이에 반대하는 성격으로 이 회장 자택 앞에서 맞불 집회를 연다.
노조나 단체의 시위가 재계 총수 자택 앞에서 이뤄진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4년 7월 당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주도한 첫 파업 당시 이들은 이재용 회장 자택 앞에서 직접 문제 해결에 나서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수년간 자택 앞 시위에 시달렸다. 지난해 1월 현대제철 노조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정 회장 자택 앞에서 임금 및 단체협상에 반발해 1인 릴레이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2024년 정 회장 집을 찾아 성과급을 올려달라며 시위를 벌였다. 20여명의 노조원으로 구성된 이들은 주말에도 시위에 나섰다.
2022년에는 강남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시위를 벌였다. GTX-C 노선이 은마아파트 지하를 관통한다는 이유에서다.
2017년 12월에는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조가 당시 정몽구 회장 자택을 찾았다. 통상임금 관련 소송에서 대법원 최종 판결로 정기 상여금과 식대, 기타 수당 등이 모두 통상임금이 맞다는 확정판결을 받은 데 따른 이행을 촉구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서울 가희동 자택 앞에서도 시위가 있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노조는 2019년 2월 집결했다. 노조는 당시 집행유예 종료 이후 풀려난 김 회장이 경영에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노사 관계 정상화 이전에는 안 된다는 목소리를 냈다.
서울 중구 장충동에 있는 이재현 CJ그룹 회장 자택 앞에는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이 2022년 2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CJ대한통운이 사회적 합의 기구를 통해 도출한 택배비 인상분을 회사 이익으로 돌리려 했다면서 이 회장에게 직접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2024년 충남 천안 원성동 재건축정비사업 일부 조합원들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이해욱 DL그룹 회장 자택 앞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공사비 인상 등에 따라 분담금이 오르면서 당시 사업자였던 DL이앤씨와 국토교통부에 사업 취소와 일반 분양 전환을 요구했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지난 2023년 자택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던 주주의 현수막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재물손괴 혐의로 검찰에 고발되기도 했다.
2022년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등은 서울 용산구 SPC그룹 허영인 회장 자택 앞에서 피켓 시위를 했다. 노조 탈퇴와 경쟁 노조 가입 종용 등 불법 행위 책임자를 처벌할 것을 요구했다.
개인 자택까지 집회·시위의 현장이 되고 있지만 사실상 이를 막기는 쉽지 않다. 현행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는 목적과 시간, 장소 등에 제한을 두고 있다. 다만 해산된 정당의 목적 달성이 목표이거나 공공의 질서를 위협할 것이 명백한 경우 등이 아니면 위반 사항이 아니다.
또 일출 전이나 일몰 후의 옥외 집회나 시위,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 등의 직무를 방해하거나 대규모 집회, 시위로 확산될 우려가 없는 경우에는 제한이 없다.
재계 관계자는 “신고를 하지 않거나 공공질서를 위반하지 않는 이상은 총수 자택 앞 시위를 제한하기 어렵다”면서 “소음도 일률적으로 규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노조나 일부 단체가 기업 총수 자택 앞에서 시위를 벌이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지난해 4월 SK텔레콤 유심 정보 유출 사고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SKT 유심 정보 유출 피해자들한테 시위 팁을 알려주겠다. 무조건 최태원 회장 집 앞에서 집회 신고하고 시위해야 한다"라는 글이 등장했다. 해당 글 작성자는 "근처에는 최태원 회장만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든 압박이 들어오게 돼 있다"라면서 최 회장의 거주지 주소 확인 방법도 공유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