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애플페이 독점 이어지나?...'이중 수수료' 절벽에 신한·KB카드·토스뱅크 도입 보류
2026-05-06 서현진 기자
애플페이는 지난 2023년 국내 도입 이후 현대카드에 결제 건당 약 0.15%의 수수료를 부과해 온 반면 삼성페이는 2015년 출시 이후 지금까지 카드사에서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애플페이 확산 움직임을 빌미로 삼성페이 유료화 가능성을 짚기 시작했고 카드사들은 두 플랫폼에 이중으로 수수료를 내야 하는 상황을 우려해 애플페이 도입을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 애플페이 효과는 확실...'삼성페이 수수료 문제'로 도입 주저하는 카드사들
카드사들은 일찍이 애플페이 시장 진입에 적극 나섰다. 선두주자는 현대카드였다. 현대카드는 2023년 3월 국내 최초로 애플페이를 도입한 결과 점유율이 2위로 올라서는 성과를 거뒀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도입을 시작한 지난 2023년 3월 말 기준 신용카드 시장 점유율은 17.74%를 기록하며 업계 3위였지만 이듬해 3월 기준으로는 1.57%포인트 상승한 19.31%로 집계되면서 2위로 올라섰다.
애플페이 효과가 가시화되자 경쟁사들도 움직였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2월 애플페이에 대한 금융감독원 약관심사를 마쳤고 이후 신한SOL페이 앱 내 애플페이 등록 화면이 유출되는 등 신한카드의 애플페이 도입은 시간문제였다.
KB국민카드 역시 지난해 8월 '애플페이 구축' 경력자를 채용하는 공고를 올렸다가 삭제하는 등 애플페이 도입과 관련한 물밑 작업이 이뤄졌다.
다만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모두 현재까지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신한카드는 당초 3월 마지막 주 서비스 개시가 목표였으나 도입이 보류됐으며 KB국민카드도 별다른 소식이 없다. 토스뱅크 또한 올해 1월 애플페이 도입을 위한 약관심사 승인을 받았으나 최근 최고경영진의 판단에 따라 도입이 밀렸다.
카드사들의 애플페이 도입이 미뤄지는 건 삼성페이 유료화 우려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15년 8월 삼성페이를 출시한 뒤 현재까지 카드사에 별도 결제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대신 카드사들은 인증업체 한국정보인증에 생체인증 수수료를 지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애플페이가 국내에 상륙하며 판이 바뀌었다. 애플페이는 현대카드에 결제 건당 약 0.15%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삼성페이도 무료를 유지할 이유가 없게 된 것이다.
카드사 입장에선 이중 부담이 현실화될 수 있다. 애플페이를 도입할 경우 애플에 건당 0.15% 수수료를 내야 하고 삼성전자 또한 삼성페이에 동일 수준 수수료를 매긴다면 이중 수수료를 안고 가야 한다.
이같은 우려 때문에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외 다른 카드사들도 애플페이 도입에 나서지 않고 있다.
대형사인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도입을 보류한 이상 중소형 카드사들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긴 어려운 것으로 분석된다.
중소형 카드사 관계자는 "중소형 카드사들은 대형사의 발자취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삼성페이 수수료 문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카드의 향후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현대카드는 국내 카드사 중 유일하게 삼성페이와 애플페이를 모두 도입했다. 후발 카드사들이 수수료 이중 부담을 우려하며 진입을 망설이는 사이 현대카드는 삼성페이와 애플페이의 이용자들을 모두 품은 셈이다.
다만 향후 삼성페이가 유료화 전환 시 현대카드가 어떻게 대응할지도 관심사다. 수수료를 부담하면서까지 애플페이 시장을 선점했지만 현재 수수료 지출이 없는 삼성페이가 유료화를 선언한다면 현대카드 입장에서도 부담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파트너사 관련된 정보는 드릴 수 없다"며 "당사는 회원들의 편리를 위해서 페이먼트를 진행하고 있고 앞으로도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서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