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 새얼굴/비바리퍼블리카] 유니콘에서 '대기업' 등극까지 단 13년....글로벌 '빅테크'로 비상 채비

2026-05-08     이철호 기자
2026년도 대기업집단에 새 얼굴들이 등장했다. 대기업집단이 처음으로 100개를 돌파한 가운데 한국콜마, 웅진, 오리온, 토스 등 신흥 기업 11곳이 새롭게 지정됐다. 특히 올해는 K-뷰티·K-푸드와 가상자산 등이 빛을 봤다. 대기업집단 신규 지정으로 이들 기업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망에 들어가게 되고, 경영활동상 각종 공시 의무를 지게 됐다. 신규 지정 그룹들의 지배구조와 경영권 승계문제 등 현안들을 기업별로 분석해 본다. [편집자 주]

간편송금 앱 '토스'를 운영하는 핀테크 기업 비바리퍼블리카가 창립 13년 만에 대기업집단에 합류했다. 증시 호황과 주식거래 활성화에 힘입어 자산 5조 원 돌파에 성공하면서 재계 순위 94위를 기록한 것이다. 

치과의사 출신인 이승건 대표가 지난 2013년 설립한 비바리퍼블리카는 2015년 간편송금 서비스를 출시하며 국내 핀테크 업계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2018년에는 기업가치 10억 달러 돌파에 성공하며 국내 핀테크 기업 중 최초로 '유니콘 기업'이 됐다.

이후 △2018년 토스인슈어런스 설립 △2020년 토스페이먼츠 출범 △2021년 토스뱅크·토스증권 설립 등을 통해 '종합금융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또한 △2021년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 운영사 VCNC 인수 △2022년 토스모바일 출범 등을 통해 비금융 사업에도 진출했다.

◆ 토스뱅크-증권 급성장 덕분에 대기업 된 '토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집계한 작년 말 기준 비바리퍼블리카의 공정자산 규모는 5조4230억 원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뱅크·토스증권·토스인슈어런스·토스페이먼츠 등 5개 금융 계열사와 VCNC·토스모바일·토스CX·토스플레이스 등 10개 비금융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비바리퍼블리카의 총자산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10조2079억 원으로 전년 대비 77.4% 증가했다. 특히 유동자산이 91.3% 증가한 8조892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해외주식 투자자를 중심으로 토스증권 이용 고객이 늘면서 주식거래 규모가 대폭 확대된데 따른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토스증권의 예치금 규모는 4조1771억 원으로 전년보다 약 2.4배 늘었다. 이를 바탕으로 토스증권의 총자산은 7조2035억 원으로 106.3% 확대됐다.

외형 뿐만 아니라 수익성도 급속도로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2023년까지 적자 행진을 이어갔던 비바리퍼블리카는 2024년 영업이익 907억 원, 당기순이익 213억 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는 영업이익이 3360억 원으로 전년보다 270.3% 증가했고 당기순이익도 2018억 원으로 846.7% 늘어 실적이 대폭 확대됐다.
 

계열사 중에서는 토스증권이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33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4.5% 증가하며 독보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대다수의 중소형 증권사는 물론 대신증권(2130억 원), 하나증권(2120억 원) 등 일부 대형 증권사도 뛰어넘는 수준이다.

또 다른 계열사인 토스뱅크 역시 지난해 전년보다 111.7% 증가한 968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토스증권과 토스뱅크를 제외한 다른 계열사들은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전자지급결제대행 자회사인 토스페이먼츠는 2024년 순손실 435억 원에 이어 지난해 역시 순손실 160억 원으로 손실 규모가 줄었으나 여전히 적자 상태다.

VCNC 역시 순손실 규모가 2024년 100억 원, 2025년 75억 원이다. 오프라인 결제 인프라 업체인 토스플레이스 순손실도 2024년 537억 원, 지난해 801억 원이다.

◆ 이승건 대표 최대주주이지만 과점주주 형태인 '토스'

비바리퍼블리카는 작년 말 기준 창업자인 이승건 대표가 지분 15.44%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지만 소수 지분을 다수가 나눠가진 형태로 지분 구조가 이뤄져있다.

미국계 벤처캐피탈 알토스벤처스도 자사 펀드를 통해 8.52%를 보유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수 십여개의 국내외 벤처캐피탈이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지난 2014년부터 2022년까지 8년 간 투자 유치를 통해 약 1조50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하는 특성이 감안된 결과다.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자금 유치 과정에서 2019년 9월 말 19.94%였던 이승건 대표의 비바리퍼블리카 지분은 일정 부분 희석됐다.

다만 2024년부터 대규모 지분투자가 일단락된 가운데 알토스벤처스·굿워터캐피탈 등 재무적 투자자(FI) 인사가 비바리퍼블리카 사외이사로 등재되는 등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이승건 대표가 안정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평가다.

자회사 토스뱅크 역시 주주 구성이 다양하다. 비바리퍼블리카가 지분 28.29%를 소유하며 최대주주이고 나머지 지분은 이랜드월드(9.97%), 하나은행(8.95%), 한화투자증권(8,55%) 등이 나눠 갖고 있다.

다만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증권 지분 97.36%, 토스인슈어런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고 VCNC(73.18%) 지분 과반 이상을 보유하는 등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은 굳건하다. 

비바리퍼블리카는 계열사 지분 개편을 통한 지배구조 재정비,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 1월 중국 알리바바 산하 핀테크 기업 앤트 그룹을 대상으로 약 1810억 원 규모의 제3자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조달자금을 통해 토스페이먼츠 주식 37.71%를 인수하는 대신 앤트 그룹이 비바리퍼블리카 지분 1% 미만을 보유하는 소수 주주로 전환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토스페이먼츠의 지분과 이사회 의결권 구조가 정리되면서 비바리퍼블리카가 자회사인 토스페이먼츠의 완전 모회사가 됐다. 경영효율성을 제고하고 양사 간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AI로 생성된 이미지.

◆ 상장 앞둔 비바리퍼블리카, 미국 증시 상장은 언제쯤?

이승건 대표는 지난해 2월 토스 앱 출시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5년 뒤 토스를 전 세계 사람들이 쓰는 앱이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그대로 해외에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대표 핀테크 기업을 넘어 글로벌 시장 도전을 시사한 것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2022년 해외 자회사 '토스 USA'를 세운데 이어 지난해에는 해외 사업을 관장하는 '토스 글로벌'을 싱가포르에 설립했다. 또한 토스 글로벌 산하 자회사로 '토스 호주'를 신설했다. 주력 계열사인 토스증권도 2024년 미국법인에 이어 지난해에는 싱가포르와 일본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특히 이승건 대표는 지난해 토스 USA 지분 51%를 비바리퍼블리카로부터 직접 매입했다. 비바리퍼블리카 측은 글로벌 우수 인재 채용을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미국 이민법상 비미국 시민 채용을 위한 비자 발급은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해외 국적자의 법인이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이승건 대표가 개인 명의로 토스 USA 지분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글로벌 진출은 향후 비바리퍼블리카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이르면 올해 미국 증시에 상장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건 대표 역시 나스닥 상장 계획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글로벌 기업이 보여줄 수 있는 행보"라고 밝히며 상장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다만 최근 국내 증시 호황에 따라 미국 증시 상장 이후 국내 증시 상장도 염두에 두는 모습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3월 금융감독원에 국내 상장 중비를 위한 절차인 지정 감시인 제도와 관련된 규정을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비바리퍼블리카의 기업가치를 10조 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1월 앤트그룹과의 지분 스왑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20조 원대로 평가받기도 했다.

비바리퍼블리카와 토스뱅크 투자자 간의 의견 조율은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 산업자본인 비바리퍼블리카가 토스뱅크 지분을 최대 34%만 취득할 수 있었기 때문에 비바리퍼블리카와 토스뱅크 투자자가 갈리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한 출범 후 2024년에야 흑자전환에 성공한 만큼 수익성 개선도 과제로 남는다. 토스증권·토스뱅크 이외에 다른 계열사의 흑자전환도 필요한 이유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성공적인 상장을 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추진 내용에 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며 "일부 계열사는 성장 투자 단계에 있는 사업 특성상 단기 손익보다 시장 안착과 고객 기반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