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기간 지나면 휴지조각되는데...이용정지로 계정 막히자 상품권·포인트도 '얼어붙어'

소비자 자산 접근 제한은 별개여야

2026-05-08     이예원 기자
#사례1 광주에 사는 김 모(여)씨는 지난달 1일 배달의민족으로부터 1년간 계정 차단 통보를 받았다. 배민페이로 묶여 있는 돈이 생각나 고객센터에 문의하자 "로그인해야만 출금이 가능하니 1년 뒤에 자동으로 풀리면 그때 직접 하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 기간 사용하지 않은 상품권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부분에 대해서도 물었으나 보상할 수 없다는 입장. 회원 탈퇴를 요구하자 상담원은 이 또한 "로그인해서 직접 진행하라"고 응대했다. 김 씨는 "계정 차단당하고 돈도 강탈당했다"며 억울해했다.

#사례2 경북 칠곡에 사는 김 모(남)씨는 중고 플랫폼 당근으로부터 5년간 이용 정지 처분을 받았다. 소명 절차를 통해 정지를 풀었지만 새로운 중고 거래 도중 택배를 받기 위해 주소와 전화번호를 상대에게 보냈다가 AI가 이전 기록에 따라 또다시 5년간 이용 정지 처분이 내려졌다고. 이미 당근페이로 대금을 보내놓은 상태에서 동결돼 입출금은 물론이거니와 거래 내역조차 확인할 수 없어 곤란했다. 김 씨는 "AI가 이용 정지 처분을 내려버리면 당근페이 내 자산을 운용할 방법이 전혀 없다"며 "개인 자산을 당근에서 멋대로 동결시켜 버릴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라고 지적했다.

#사례3 경기도 남양주에 사는 류 모(여)씨는 작년 11월경 쿠팡으로부터 계정 제한 통보를 받았다. 고객센터에 문의하자 "정상 범위 이상의 취소와 반품, 반품 물품이 정상 회수되지 않을 때, 배송지로 오배송 혹은 분실이 반복될 때, 불량 상품이 반복 배송될 때 제한될 수 있다"는 포괄적 답변이 왔다. 신용카드 사용으로 적립된 포인트 1만3808원이라도 사용할 수 있게 잠깐만 풀어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류 씨는 "이유라도 알고 싶지만 '내부 규정'이라며 알려주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이용자 계정을 정지시킬 경우 포인트나 선불충전금 사용까지 제한되면서 소비자들이 금전 손실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8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온라인 플랫폼에 회원 가입해 이용 중 난데없이 계정이 정지돼 적립한 포인트나 충전 캐시, 등록한 상품권 사용마저 막혔다며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커머스 플랫폼이나 중고 플랫폼, 배달앱처럼 회원 가입해 이용하는 모든 플랫폼에서 나타나는 민원 유형이다.

소비자들은 이용 정지 시 선불충전금 등에 대한 명확한 환급 규정이나 적립 포인트 사용 방법도 안내하지 않는 점에 불만을 제기했다. 게다가 일부 업체는 소명 절차를 통해 계정 정지가 해제된 후에야 이용 가능한데 내부 정책이나 개인 정보 보호를 이유로 차단 사유도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아 소비자 불만이 커지는 모습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쿠팡 ▲SSG닷컴 ▲11번가 ▲당근마켓 ▲배달의민족 등 대표적인 플랫폼 5개사에서 회원 계정 정지 시 선불충전금 등 환급 규정을 조사한 결과 당근마켓이 가장 엄격한 기준을 갖고 있었다.

그 외 배달의민족, 쿠팡, 11번가, SSG닷컴 등 대부분 플랫폼에서는 선불충전금에 한해 개인 계좌로 환급해 준다. 이때 이벤트 등으로 받은 포인트나 머니 등은 대개 제외된다.
 

당근마켓은 소명 절차를 통해 계정 정지가 해지돼야만 선불충전금 등을 사용할 수 있는 구조다. 소명에 실패할 경우 소비자는 여전히 처분 기한 만료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이용 정지 처분을 받은 상태에서는 서비스 이용이 제한되지만 고객센터를 통해 소명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소명이 완료돼 정지 조치가 해제되면 계정 접속 및 당근페이 인출 등 서비스를 다시 정상적으로 이용 가능하다"라고 전했다.

당근페이로 충전한 당근머니 유효기간은 충전일 혹은 사용일로부터 10년이다. 5년간 이용 정지 처분 등 장기간 동결 상태가 이어지더라도 선불충전금 운용 수익이나 이자가 소비자에게 별도로 지급되는 구조는 아니다.

쿠팡과 11번가, 배달의민족은 본인 확인 절차 후 계좌로 환급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11번가 관계자는 "아이디 정지는 가장 강한 처분 중 하나여서 정지 사유에 따라 환급 여부가 달라질 수는 있지만 부당 이익을 취하지 않은 구매자, 고객에게 미지급 상품이 있거나 위조품 판매 의심 상황이 아닌 판매자 등은 본인 확인 후 개인 계좌로 현금성 11페이 잔액을 반환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배달의민족 측은 "선물하기로 받은 상품권은 별도 요청이 없어도 정지 기한 이후 사용할 수 있도록 우선적으로 연장을 안내하고 있지만 기한이 너무 길 경우에는 100% 환불된다"며 "배민페이 내 예치된 머니는 고객 요청하에 환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프로모션을 통해 무상으로 제공받은 상품권은 환불이 거절될 수 있다. 상품권 현금화를 위해 일부러 정지 처분을 받는 일부 악성 유저에 대응하기 위해 되도록 연장을 우선 권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SSG닷컴은 미처리 잔액이 있을 때 요청하면 일시 해제 후 직접 출금할 수 있도록 한다. 

SSG닷컴 관계자는 "계정이 정지되기 이전에 사전 통보해 현금성 SSG머니 잔액을 처리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있지만 이벤트성 머니는 출금할 수 없다"며 "미처리 잔액이 남아 있을 땐 고객 요청하에 정지를 일시 해제해 환급을 돕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들 플랫폼은 소명을 통해 이용 정지 상태를 해제한 후 출금 등을 진행할 수 있다지만 현장에서는 전혀 다른 안내를 받기 일쑤다. 소비자고발센터에도 고객센터에 상품권·포인트, 선불충전금 등 이용을 허락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는 민원이 적지 않다.

플랫폼 이용 시 적립되는 포인트는 종류에 따라 유효기간이 다르나 대개 3개월~1년이다. 1년간 이용 정지 처분을 받을 경우 현금 충전을 제외 대부분 포인트가 소멸할 수밖에 없다.

결국 상품권·포인트 소멸, 선불충전금 접근 불가에 따른 금전적 손실은 사실상 소비자가 고스란히 감수해야 하는 구조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