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삼국지 ④完] 무서운 막내 토스뱅크 '슈퍼앱'으로 폭풍 성장...내부통제 강화는 숙제

2026-05-18     박인철 기자
대한민국 금융혁신의 아이콘으로 등장한 인터넷전문은행이 어느덧 열 돌을 맞이했다. '금리 경쟁'과 '편의성'이라는 강력한 무기로 주류 금융권에 안착했지만 설립 취지였던 중·저신용자 포용과 이자장사 논란 해소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지난 10년을 돌아보고 각 인터넷전문은행들의 고민과 성장 전략을 진단한다. [편집자주]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터넷은행) 후발주자 토스뱅크(대표 이은미)의 기세가 무섭다. 출범 2년 만에 분기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500만 명으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후발주자이지만 수익성에서는 1호 사업자인 케이뱅크(행장 최우형)에 견줄 만큼 빠른 성장세이고 올해 주택담보대출 출시를 통해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지난 3월 발생한 엔화 환전 관련 사고를 비롯해 대형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서비스 안정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구심은 남아있는 등 개선 여지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탈락의 고배에서 오뚝이 재기까지...'무서운 막내'의 도전

토스뱅크의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2019년 5월 진행된 1차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당시 금융당국은 토스뱅크에 불합격 판정을 내렸다. 비바리퍼블리카(토스)의 지분율이 60%를 넘어 지배구조가 불안정하고 스타트업 위주의 구성으로는 은행 운영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에 토스뱅크는 하나은행, SC제일은행, 중소기업중앙회, 이랜드월드 등 강력한 전략적 파트너 11개사를 주주로 끌어들였고 국제회계기준(IFRS)상 부채로 인식되는 상환전환우선주 전량을 전환우선주로 전환해 자본 안정성을 높여 재도전에 나섰다. 

결국 7개월 후인 2019년 12월 사업 계획의 혁신성과 포용성을 인정받으며 재도전에 성공했고 2021년 10월 제3호 인터넷은행으로 공식 출범하게 됐다. 경쟁사보다 약 4년 늦게 영업을 시작한 셈이다. 

어렵게 문을 연 토스뱅크는 후발주자였지만 빠른 성장세로 시장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우선 자체 뱅킹앱 대신 모회사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 통합 앱 기반 서비스로 이뤄지면서 빠르게 소비자들을 흡수할 수 있었다. 다소 무거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출범 이후 안정적으로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압도적인 사용자 활용성은 토스뱅크의 가장 큰 장점이다. 토스 통합 앱 기반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000만 명이 넘는다.

금융거래가 없어도 앱에 머물게 만드는 ‘슈퍼앱’ 전략이 적중한 결과다. 송금이나 뱅킹 서비스를 넘어 일상 서비스까지 결합해 앱 접속 시간을 늘리고 이용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걸음 수에 따라 보상을 주는 ‘토스 만보기’, 친구와 함께 혜택받는 ‘함께 토스 켜기’ 등 앱테크 콘텐츠부터 투자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 공간인 ‘돈 굴리기’까지, 금융을 하나의 놀이처럼 구현했다. 오프라인 모임을 유도하는 ‘포인트 받기’나 게임 요소를 접목한 ‘고양이 키우기’, 4050세대를 끌어들인 ‘공동구매’ 등은 낮은 접속 빈도라는 플랫폼의 고질적 한계를 정면으로 돌파했다.

특히 외부 파트너사가 앱 내에서 서비스를 운영하는 ‘앱인토스(Apps in Toss)’는 14일 기준 4322개를 돌파하며 강력한 생태계를 구축했다. 쇼핑, 운세, 게임, 포인트 적립, 여행/맛집 정보, 건강 관리 등 금융 외 영역까지 포괄하며 결제와 광고 수수료를 확보하는 플랫폼 모델을 완성했다. 
 


◆ 2년 만에 분기 흑자 달성하면서 수익성 입증... 주담대 출시까지 순탄

토스 앱을 기반으로 빠르게 시장에 진입한 토스뱅크는 후발주자였지만 빠르게 수익을 내면서 소기 목적을 달성했다. 

토스뱅크는 출범 2년 만인 2023년 3분기에 첫 분기 흑자(86억 원)를 기록했다. 이듬해 처음으로 연간 흑자 전환(245억 원)에 성공했고 지난해 전년 대비 112% 급증한 968억 원으로 수익성을 높였다. ‘지금 이자 받기’와 ‘평생 무료 환전’ 등 시장의 판도를 바꾼 혁신 상품들이 견고한 예대마진과 수수료 수익으로 이어진 결과다. 

수신 기반도 확대됐다. 지난해 고객 수는 1423만 명으로 늘었고 수신 잔액은 30조 원을 돌파했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34.9%로 1금융권 최상위 수준이다. 연체율은 1.11%,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85%로 건전성 지표도 전년 대비 지속 개선되고 있다.

올해는 여신 포트폴리오의 핵심인 '주택담보대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앞서 주담대를 출시한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 모두 대출 잔액이 주담대 출시 후 5년간 15조 원 이상 늘었다. 주담대가 예정대로 출시한다면 토스뱅크의 여·수신 규모도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은행으로서 이자수익에 치중되는 수익 포트폴리오 개선을 위한 비이자수익 확대도 지속하고 있다.

채권이나 발행어음 등 금융상품을 소개하고 증권사 계좌개설 및 상품구매로 이어주는 '목돈 굴리기' 서비스, 광주은행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함께 대출', 해외송금 시간을 1시간 이내로 단축시킨 '토스뱅크 해외송금'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한국은행과 직접 연동해 국고수납대리점 자격을 취득했다. 이번 취득으로 기존 국고금 납부 서비스에 이어 국고금 환지급 업무도 수행하게 된다. 국고 환지급은 국세 환급금 등 국가기관이 지급하는 금액을 고객 계좌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업무다.

지난 13일 펀드 판매 본인가도 취득해 빠르면 연내 비대면 채널을 통한 펀드 판매도 시작한다. 금융투자상품 판매수익 확대로 직결되는 것으로 토스뱅크 특유의 '쉽고 직관적인 구조'로 복잡한 금융 상품 구조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상품을 우선 배치한다는 방침이다.

◆ 내부통제·소비자보호 연이어 낙제점... '안정성' 확보는 과제로 남아

다만 해결해야 할 그림자도 짙다. 내부통제 관련 리스크 관리가 대표적이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6월 재무팀장이 법인 자금 약 28억 원을 횡령하는 금융사고가 발생해 고객 확인의무 및 고액현금거래 보고의무 위반으로 과태료 3억1890만 원을 부과 받았다. 

횡령사고로는 인터넷은행 중 처음이었는데 영업점이 없는 인터넷은행 특성상 횡령사고가 일어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금융사고였다. 

신생은행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소비자보호 역량에서도 토스뱅크는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실태평가에서 종합등급 '미흡'을 받았다. 

중대한 금융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미흡 등급을 받은 것은 이례적이었는데 민원 증가와 내부통제 체계 미비 등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후 토스뱅크는 소비자보호 시정 조치 계획을 금감원에 제출했는데 개발, 설계 등 전 과정에 걸친 모니터링, 소비자보호전담 인력 강화 등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에는 원화-엔화 환율이 실제 가격의 절반 수준인 100엔 당 약 472원으로 7분 간 잘못 표시되는 전산오류가 발생하면서 약 200억 원 상당의 환전거래 사고도 발생했다. 

지배구조 리스크도 있다. 현재 토스뱅크는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고 있다. 대표이사가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구성원에 포함돼 있어 사실상 본인의 연임 여부를 직접 결정하고 있는 셈이다.

은행권 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이 겸직 중인 곳은 현재 한국씨티은행과 토스뱅크뿐이다. 금융당국이 이사회 독립성과 내부통제 책임 강화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겸직이 이사회 독립성 훼손의 여지라고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도 “업력이 짧은 기업의 경우 책임경영과 이사회 효율성에 중점을 두어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필요 시 변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