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현대-갤러리아 생활권 vs. DL-조합원 부담 완화...압구정5구역서 격돌

2026-05-19     이설희 기자
“압구정 현대의 상징성을 갤러리아 생활권으로 확장하겠습니다.” 현대건설

“압구정 최고가 단지는 가장 좋은 조건과 설계로 만들어야 합니다.” DL이앤씨
 
▲압구정5구역 홍보관 입구 배너. 사진=이설희 기자

현대건설(대표 이한우)과 DL이앤씨(대표 박상신)가 압구정5구역 재건축사업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본격적인 홍보전에 나섰다. 압구정5구역은 압구정 재건축 구역 가운데 유일하게 경쟁입찰이 성립한 사업지다. 현대건설은 한화 건설부문과 사업단을 꾸렸고 DL이앤씨는 단독으로 맞붙었다.

압구정5구역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1·2차를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지하 5층~지상 최고 68층, 8개 동, 1397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예정 공사비는 1조4960억 원이다. 시공사 선정 총회는 오는 30일 열린다.

두곳의 홍보관은 방향성이 사뭇 다르다. 현대건설은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상징성과 갤러리아 생활권, 현대차그룹 기술을 앞세워 상품성 중심 전략을 펴고 있다. DL이앤씨는 확정 공사비와 공기 단축, 금융조건, 한강 조망을 앞세워 조합원 부담 절감과 최고가 단지 이미지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
 
▲현대건설 ‘압구정 현대 갤러리아’ 단지 모형. 사진=이설희 기자


현대건설 홍보관은 ‘압구정 현대 갤러리아’ 단지 모형과 영상관, 커뮤니티 설명 공간으로 꾸며졌다. 홍보관에서는 갤러리아백화점 연결과 로보틱스 기반 생활 서비스가 주요 차별화 요소로 제시됐다.

현대건설은 단지 내 지하 1층 상가와 갤러리아백화점을 연결하는 복합개발 구상을 내세웠다. 갤러리아백화점과 직접 연결되는 생활권을 통해 압구정5구역의 저평가를 끝내고 압구정 2·3구역과 이어지는 ‘압구정 현대’ 생활권을 완성하겠다는 전략이다.

단지명도 이 같은 구상을 반영했다. 현대건설은 압구정5구역에 ‘압구정 현대 갤러리아’를 제안했다. 기존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상징성과 갤러리아백화점 생활권을 함께 가져가겠다는 의미다.
 
▲현대건설 수요응답형 교통(DRT) 노선. 사진=이설희 기자


로보틱스 서비스도 전면에 내세웠다. 현대건설은 현대자동차그룹과 연계해 수요응답형 교통(DRT), 로봇 배송, 재활용 쓰레기 배출 지원, 안전 순찰 서비스 등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DRT는 단지 내부뿐 아니라 청담 명품거리, 압구정로데오역, 갤러리아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주요 거점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제안됐다.

학생 등하교, 종교활동, 단지 내 이동 수요에 맞춰 움직이는 탄력 노선도 함께 운영한다. 주차 로봇, 재활용 수거 로봇, 안전 순찰 로봇, 무인 소방 로봇도 함께 제시됐다.

현대건설은 한강 조망과 외관 설계도 강조했다. 최고 68층 규모 주동 배치와 전 세대 돌출 발코니, 외관 특화 설계를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세대 내부에는 2.9m 천장고와 제로월 설계, 코너 복면 창호를 적용해 240도 광폭 파노라마 뷰를 구현하겠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커뮤니티 '클럽 압구정' 배치도. 사진=이설희 기자

커뮤니티는 총 1만5729평, 가구당 11.26평 규모로 제시됐다. 현대건설은 ‘클럽 압구정’을 중심으로 420m 순환 산책로, 인도어 골프장, 웰니스 스파, 사우나, 피트니스센터 등을 배치했다. 전체 8개 동에는 동별 전용 프라이빗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조합원 전 가구에는 프라이빗 스튜디오를 제공한다는 계획도 담았다.

금융조건은 안정성을 강조했다. 현대건설은 사업비 조달금리로 코픽스(COFIX)+0.49%를 제시했다. 실제 조달금리가 이를 넘으면 차액은 현대건설이 부담하는 구조다. 이주비는 LTV 100%를 제안했다. 추가 분담금 납부는 입주 후 최대 4년까지 유예하는 조건도 담았다.

다만 현대건설의 공사기간은 67개월로 DL이앤씨보다 10개월 길다. 현대건설은 최고 68층 초고층 단지와 압구정 일대 지하 공사 난도, 안전 기준 등을 고려하면 현실적인 공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대건철 측은 “DL이앤씨가 제안한 57개월 공기에 대해서는 실제 적용 가능성과 공사 중 변수까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DL이앤씨 '아크로 압구정' 단지 모형. 사진=이설희 기자.

 
DL이앤씨는 조합원 부담을 낮추는데 힘썼다. DL이앤씨는 3.3㎡당 1139만 원의 확정 공사비를 제시했다. 총공사비는 1조4904억 원 수준이다. 현대건설이 제시한 3.3㎡당 1168만 원보다 29만 원 낮다. 물가 상승분이 반영되는 변동형 공사비가 아니라 확정 공사비를 제시해 추가 공사비 부담을 막겠다는 전략이다.

홍보관 중앙에 ‘아크로 압구정’ 대형 단지 모형이 배치됐다. DL이앤씨는 모든 세대가 한강 방향을 바라보는 남향 배치를 적용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공사기간은 57개월을 제안했다. 조합 원안 63개월보다 6개월 짧고 현대건설 제안 67개월보다 10개월 짧다. DL이앤씨는 지하부에는 순타공법, 지상부에는 코어 선행 공법을 적용해 공기를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BIM 기반 공정관리 시스템을 연계해 실제 시공 순서와 작업 흐름도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DL이앤씨 금융조건. 사진=이설희 기자


금융조건도 공격적으로 제시했다. DL이앤씨는 이주비 LTV 150%, 필수사업비 가산금리 0%, 분담금 입주 후 최대 7년 유예, 조합 사업비 전액 조달을 약속했다. 공기 단축을 통해 세대당 약 1억 원, 총 1232억 원의 금융비용 절감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계산도 제시했다.

DL이앤씨는 특화설계도 주요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전체 1397가구 가운데 1293가구를 특화세대로 설계해 조합원 1232명 모두가 최소 하나 이상의 특화 요소가 적용된 세대에 입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DL이앤씨 특화설계 단지. 사진=이설희 기자


대표 상품은 244평 규모의 슈퍼 펜트하우스다. 압구정5구역 최고층 3개 층을 활용해 조성되는 초대형 펜트하우스다. DL이앤씨는 이를 통해 압구정 최고가 단지 이미지를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세대 내부에는 기준층 최고 3m 높이의 우물천장 설계와 한강 조망을 극대화한 5베이 구조를 적용한다. 하늘도서관과 스카이라운지 등 총 12개의 스카이 커뮤니티, 가구당 3.2대 수준의 주차 공간도 제안했다.

DL이앤씨는 한강 조망에서도 현대건설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한강변 주동 1열에 조합원 세대를 100% 수용하는 방향으로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조합원 전 세대가 S급 이상의 한강 조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주동 배치와 세대 구성을 조정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DL이앤씨 사업조건 정리. 사진=이설희 기자


상대 제안에 대한 반박도 이어졌다.

DL이앤씨는 현대건설이 강조한 전 세대 한강 조망과 관련해 실제 곡면 특화 세대 수와 조망 수준을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현대건설 외관 마감재로 제안된 알루미늄 시트에 대해서도 DL이앤씨는 세라믹 패널을 적용해 내구성과 오염 저항성을 높이겠다고 맞섰다.

현대건설은 DL이앤씨의 금융조건과 공사기간에 대해 적용 범위와 현실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DL이앤씨의 필수사업비 가산금리 0%가 전체 사업비가 아닌 일부 항목에만 적용되는 구조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57개월 공기에 대해서도 초고층 단지와 압구정 지반 여건, 안전 기준을 고려하면 현실성이 낮다는 논리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