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손보사④] 메리츠화재, 자동차·장기보험 '경고등'...수익성 중심의 '신계약 선별 전략' 승부수

2026-06-02     장경진 기자
국내 손해보험사들이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급등으로 본연의 보험영업에서 손익을 내기 어려운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 보험영업 손익 악화를 투자손익으로 만회했지만 올해부터는 이마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본지는 '위기의 손보사' 시리즈를 통해 사면초가에 빠진 손보사들의 현 주소를 짚어보고 생존을 위한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메리츠화재(대표 김중현)는 지난해 DB손해보험(대표 정종표)을 제치고 순이익 기준 업계 2위를 달성했지만 수익성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투자영업손익은 지속 상승하고 있지만 자동차보험, 실손보험 등 손해율 악화로 보험영업손익이 하락하면서 수익성도 떨어졌다.

메리츠화재는 수익성이 확보된 신계약에 집중해 위기를 정면돌파한다는 입장이다. 출혈경쟁을 배제하고 수익성 중심의 '신계약 선별 전략'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 장기 인보험 신계약을 늘리는 한편 전속채널 TM 파트너스 투자를 확대하고 펫보험 등 신규 영역에서도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 업계 2위 달성했지만 순이익 하락 피하지 못해...보험손익 감소세

지난해 메리츠화재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 6929억 원으로 전년 1조 7135억 원 대비 1.2% 감소했다. 다만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470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증가하며 한숨 돌린 상황이다. 

보험손익은 2024년 1조 5336억 원에서 2025년 1조 4270억 원으로 1066억 원 감소했다. 2023년 1조 4988억 원에서 2024년 1조 5336억 원으로 2.3% 늘어났던 흐름이 한 해 만에 꺾인 것이다. 

미래 수익 기반인 보험계약마진(CSM)도 악화 조짐을 보였다. 2023년 10조4687억 원에서 2024년 11조1879억 원으로 6.9% 증가했으나 지난해는 11조 1037억 원으로 0.8% 감소했다. 다만 신계약 CSM 환산배수는 2023년 14.5배에서 2024년 11.2배로 떨어진 뒤 2025년 12.1배로 일부 회복에 성공했다. 신계약 과정에서 수익성 관리가 핵심 과제이다.

올해 1분기에도 보험손익은 3346억 원으로 전년 동기 3598억 원 대비 252억 원 7% 줄며 자동차보험 적자 확대와 장기보험 손익 둔화가 맞물리며 본업 수익성에 균열이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
 

부문별로 보면 장기보험 손익 외형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다. 장기보험 손익은 2024년 1조 4767억 원에서 2025년 1조 4340억 원으로 2.9% 감소했다. 예상 보험금과 실제 지급 보험금 간 격차인 보험금 예실차가 누적되면서 신계약 CSM이 쌓여도 당기 손익으로 온전히 전환되지 못한 구조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보험은 등락이 있었다. 2023년 123억 원에서 2024년 679억 원으로 5.5배 급증했다가 2025년에는 378억 원으로 44.3% 감소하며 다시 꺾였다. 다만 1분기 일반보험 손익이 253억 원으로 실적회복 조짐이 보이고 있다.

자동차보험 부문 적자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2023년 130억 원 흑자였던 자동차보험 손익은 2024년 109억 원 적자로 돌아선 데 이어 2025년에는 463억 원 적자로 손실 규모가 4배 이상 늘었다. 올해 1분기에도 64억 원 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메리츠화재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자체는 업계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2.7%로 전년 동기 대비 0.2%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손해보험 업권 전반에서 자동차보험 적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형 5개사(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의 4월 기준 평균 손해율 85.2%보다 2.5%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반면 투자손익은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3년 6092억 원에서 2024년 7637억 원으로 25.4% 늘어난 데 이어 2025년 8595억 원으로 12.5% 증가했다. 1분기에도 투자손익은 2962억 원으로 전년 동기 2621억 원 대비 341억 원, 13% 증가하며 보험 감소분을 투자로 매우며 손익 방어에 성공했다.

투자 부문에서는 자산 다변화로 수익성 방어에 나선다. 투자손익은 7637억 원에서 8595억 원으로 12.6% 늘었다. 1분기 투자손익은 296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0억 원 증가했다.

주식시장 활황 전망에 따라 지난해부터 관련 익스포저를 확대한 영향으로 손익 변동성 완화를 위해 당기손익(PL)과 기타포괄손익(OCI)을 구분해 운용한 점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 메리츠파트너스 절반의 성공... 신사업 펫보험 등 관심

메리츠화재는 해외 보험사 인수 등 글로벌 진출을 통해 돌파구를 찾는 경쟁사와 달리 국내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경쟁사에서는 시도하지 않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데 방점을 뒀다.

N잡 설계사 플랫폼 '메리츠파트너스'가 대표적이다. 기존 설계사 채널의 문턱을 낮추고 부업 형태로 설계사를 할 수 있어 모집인 규모 확대를 통한 보험상품 판매 개선에 나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까지는 절반의 성공을 거둔 상태다. 작년 말 기준 메리츠파트너스 설계사는 약 1만2000명으로 전체 전속 설계사 4만530명의 30%를 차지하며, 전속 설계사 확대와 GA·장기보험 영업력 강화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메리츠파트너스 도입 후 메리츠화재의 설계사 정착률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불완전판매 관련 논란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작년 말 기준 메리츠화재의 13회차 설계사 정착률은 39.9%로 전년 대비 7.6%포인트 하락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삼성화재(63.4%), DB손해보험(63.2%), KB손해보험(62.8%), 현대해상(52.6%) 등과 비교하면 크게는 20%포인트 이상 떨어진다. 

N잡 설계사의 낮은 정착률과 불완전판매 우려는 금융당국도 인지한 상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달 주요 손보사를 대상으로 N잡 설계사 관련 불완전판매 내부통제와 상품교육 강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신사업에서는 펫보험 브랜드 '펫퍼민트' 힘을 싣고 있다. 2018년 출시된 반려동물 전용 보험으로 메리츠화재에 따르면 2025년 6월 말 기준 누적 가입 건수 13만 5000건을 기록했다.

올 들어서는 간편심사형 상품도 나오며 단순 상품 판매를 넘어 동물병원·펫플랫폼과의 접점을 넓혀 반려동물 의료비 보장 시장 선점과 상품력을 강화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업계 전반의 손해율 상승 원인을 단기 이익 확대를 노린 부실 계약 유입으로 진단하며 수익성이 확보된 신계약에 집중해 적자 출혈 경쟁에서 일관된 원칙으로 시장 내 지배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불필요한 출혈 경쟁을 배제하고 수익성이 확보된 신계약에만 집중하는 기조를 유지하며 기준에 부합하는 엄격한 상품의 프라이싱과 언더라이팅 원칙을 일관되게 고수했다"며 "타사 대비 부실 계약 비중이 유의미하게 낮고 누적된 우량 계약들이 전체 손해율을 안정적으로 통제하도록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장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