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과연 얼마까지 싸질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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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만 하더라도 좀 쓸만한 사양이 되면 수백만원씩 하던 노트북. 최근에는 수십만원대에서 수백만원대까지 노트북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특히 뚝뚝 떨어지는 노트북 가격은 항상 소비자들의 주된 관심사다. 노트북은 과연 얼마까지 싸질 수 있을까.
얼마전 대만업체 아수스가 내놓은 40만원대 노트북 ‘Eee PC’. 이 노트북은 국내 최저 출시가로 화제를 모았다. 이에 맞서 일본업체 고진샤도 40만원대 노트북을 선보인다. 29일 국내 홈쇼핑 방송에서 론칭하는 ‘E8’이란 미니노트북은 ‘Eee PC’와 같은 7인치 소형 노트북. 가격은 49만9000원이다. AMD의 Geode LX800 CPU에 512MB의 메모리, 40GB 하드디스크로 보급형 사양이다.
이 두 제품은 초저가 이슈를 시장에 불러일으키며 가격파괴경쟁을 몰고 올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상반기 중 ‘Eee PC’의 리눅스 버전이 나올 경우 가격은 30만원대까지 떨어지게 된다.
현재 국내 시장에 50만~70만원대 노트북은 다양하게 나와있다. 주로 외국업체들 제품이다. 14~15인치 모니터에 보급형 CPU로 저가 경쟁을 주도하는 곳은 후지쯔, 레노버, 도시바, 하이얼 등. 국내 업체들 중에는 삼보컴퓨터와 주연테크가 80만원대 노트북을 내놓고 있다.
불붙은 저가경쟁으로 현재 노트북 출시가는 50만원대마저 붕괴된 상황. 업계에서는 기초적인 작업만 할 수 있는 사양이라면 노트북 가격은 20만원대 후반에서 30만원대 초반까지도 떨어질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단 초저가 노트북에서는 3D 게임과 동영상 작업 등은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CPU와 메모리 등 주요 부품 공급단가가 낮아지고 노트북 수요는 확산되면서 출시가가 계속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몇년전 140만~150만원이었던 주력제품 가격대가 100만~120만원대로 낮춰진만큼 노트북 가격 하한선은 계속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노트북은 정보를 처리하고 데이터를 보존해야하는 기기인 점을 감안해 본인 사용용도에 맞춰 가격대를 다양하게 선택하는 소비자도 많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노트북 가격대가 떨어지는 것은 노트북이 세컨드 PC로 자리잡으면서 수요자층이 다양해졌기 때문. 특히 간단한 문서작업과 이동성만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서브 노트북으로 저가 노트북을 선호하면서 이 시장이 열리게 된 것. 이같은 시장변화를 겨냥해 일본과 중국, 대만업체들도 일찌감치 뛰어들고 있다. 옥션 등 오픈마켓에서도 저가 노트북은 전년대비 15% 이상 매출성장을 하고 있다.
반면 국내 주요업체들은 저가 노트북에 대해 소극적이다. 삼성, LG전자 등은 100만원을 노트북 가격의 하한선으로 잠정적으로 정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노트북 생산에는 부품비 외에 소비자 눈에 보이지 않는 품질검사비 등이 드는데, 이는 A/S와 소비자 안전문제와도 직결돼 이를 포기하고 저가에만 매달릴 수는 없다”며 “궁극적으로 브랜드 이미지에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권선영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