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컴 그림같은 프리킥, 상암벌 달궜다.

2008-03-01     스포츠 연예팀

'프리킥의 마술사' 데이비드 베컴(33.LA갤럭시)이 명품 킥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베컴은 1일 오후 서울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프로축구 K-리그 FC서울과 친선 경기에서 오른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수차례 그림같은 킥을 선보여 쌀쌀한 날씨에 경기장을 찾은 3만4천여 축구팬을 설레게 했다.

친선경기였던만큼 LA갤럭시의 중원 패스는 대부분 베컴에게 집중됐고, 베컴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정교한 크로스를 골문 앞으로 쏘아올리며 킥의 향연을 펼쳤다.

   베컴의 위력적인 킥은 전반 13분 처음 나왔다.

   베컴은 하프라인 뒤에서 페널티박스 안으로 길게 로빙 스루패스를 넣었는데 문전으로 치고 들어가던 스트라이커 카를로스 루이즈에게 정확히 연결됐다.

   FC서울 골키퍼 김호준과 1대1 찬스를 만들었기 때문에 루이즈가 트래핑만 잘했다면 골을 넣을 수도 있었던 상황.

   1분 뒤 오른쪽 측면에서 다시 크로스를 올린 베컴은 왼쪽 코너킥을 만들었고, 코너킥에서도 직접 키커로 나서 문전 앞 루이즈의 머리에 뚝 떨어지는 크로스를 전해줬다.

   명품킥의 결정판은 전반 21분에 나왔다. 하프 서클 앞 미드필드 중앙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베컴은 FC서울 수비진이 미처 대열을 정비하기 전 기습적인 감아차기 오른발 크로스를 날렸다.

   그다지 강하지 않게 밑부분이 감긴 볼은 페널티킥 지점에 뚝 떨어졌고 이를 LA갤럭시 공격형 미드필더 앨런 고든이 이어받아 선제골을 집어넣었다.

   지난달 24일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린 팬퍼시픽 챔피언십 시드니FC(호주)와 대결에서 컴퓨터 크로스로 도움 2개를 기록한 베컴은 2경기 연속 어시스트.

   이후에도 베컴은 거침없었다.

   전반 35분 다시 오른쪽 중원에서 오른발 롱 크로스를 날린 베컴은 루이즈의 머리에 그대로 떨어지게 했다.

   루이즈에게 날아간 컴퓨터 크로스가 이날 경기에서 3번째였다. 루이즈가 결정력이 있었다면 충분히 골까지 연결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던 만큼 LA갤럭시에서 베컴의 킥은 유난히 화려했다.

   교체 없이 90분 풀타임을 뛰며 강한 체력을 과시하기도 한 베컴은 경기가 1-1 무승부로 끝난 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는 첫번째 키커로 나섰다.

   본부석 왼쪽 골대에서 진행된 승부차기에서 베컴은 힘차게 달려들며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강하게 차 넣었다. 제 역할을 다 해낸 베컴은 관중석을 향해 오른손 검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자축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