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실종 어린이 범인은? 면식범이냐 지능범이냐 두갈래

2008-03-14     뉴스관리자
안양 초등생 실종.피살사건의 범인은 실종장소인 안양과 시신 암매장 지점인 수원의 지리에 밝은 '소아기호증' 환자라는 것이 범죄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러나 면식범에 의한 소행이냐, 불특정 여아들을 상대로 한 지능적 범행이냐에 있어서는 분석이 엇갈리고, 경찰수사도 두 가능성을 모두 염두에 두고 진행되고 있다.

경찰은 일단 범인이 피해 여아인 이혜진(10.초등4년.사망).우예슬(8.초등2년.실종) 양의 집이 있는 안양6동이나 실종현장인 안양8동에 살고 수원에 연고를 둔 면식범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와 관련 2006년 2월 발생한 서울 용산 여자초등생 살인사건은 유사사례로 거론된다.

용산에서 비디오가게를 운영하는 김모(53)씨는 같은 동네에 사는 허모(11)양을 가게로 유인, 성폭행하려다 반항하자 흉기로 살해하고 친아들(26)과 함께 허양의 시신을 경기도 포천 군내면의 농기계보관창고 옆에 불태워 유기했었다.

김씨 부자가 포천으로 간 이유는 평소 왕래하던 친척집이 있어 이곳 지리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초등학생 2명이 백주대로에서 한꺼번에 납치되는 것은 힘든 만큼 이 양과 우 양이 평소 알고 지내던 남자를 따라 갔을 수 있다"며 "실종지점인 안양8동 일대에 대해 우범자들을 대상으로 원점에서 다시 정밀수사를 벌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기경찰청의 한 간부도 "범인이 이 양 등과 친하지는 않더라도 주변에 살아 이들을 유심히 관찰해 왔을 수 있다"며 "충동적으로 이들을 유괴해 몹쓸짓을 했고 경찰의 탐문수사에서 신원이 드러날까 두려워 아예 살해하기로 마음 먹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범인이 이 양 등과 일면식도 없고 용의주도하다면 용의자 선정 등 수사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범인이 주거지가 아닌 안양에서 범행대상으로 이 양 등을 물색한 뒤 차량으로 유괴해 살해하고 연고도 없는 수원을 매장장소로 택했을 경우다.

경찰대 표창원(42) 교수는 "시신이 실종 장소 인근에서 발견된다면 범인이 인근에 살고 있고 차량을 소유하지 않은 채 도보로 범행했을 경우가 많다"며 "이번 사건의 범인은 차를 소유하고 안양과 수원 일대를 자주 왕래하는 자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표 교수는 "실종과 암매장 장소 등 2개 장소만으로는 범인의 근거지를 추정하기 어렵지만 경기 남부권으로 한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범인의 예상 이동경로(안양시 안양8동-수원시 호매실동)인 1번국도와 과천-봉담간 고속화도로 등에 설치된 CC-TV 화면을 발췌해 실종장소 주변인 안양6,8동 15개 지점에 설치된 CC-TV 화면과 비교하며 용의차량을 찾고 있다.

공범 여부와 관련해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44) 교수는 "소아기호증이 있는 사람은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은밀한 곳에서 범행하는 특성이 있다"며 "따라서 단독범으로 추정되고, 성적 집착을 보이더라도 겉보기에는 생각보다 멀쩡한 성인남성일 수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