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충동 72.3%"..기름유출 태안주민 설문

2008-03-21     뉴스관리자
태안 기름유출 사고로 극심한 피해를 입은 충남 태안군 만리포 해수욕장과 모항 항구 주민들 70% 이상이 자살충동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사실은 천안 나사렛대 심재권 교수가 최근 태안지역 기름 유출 피해지역인 만리포해수욕장 및 모항 항구 주민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태안 기름유출지역의 주민의식 및 행태조사'에서 나타났다.

   21일 이 설문결과에 따르면 `기름유출 사태 이후 자살충동을 느껴본 적이 있느냐'는 설문에 유효 응답자(159명)의 72.3%(115명)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자살충동 이유는 `생계곤란'(85.2%), `기름유출에 따른 건강악화'(7.0%), `지역주민과의 갈등'(2.6%), `사회적 편견과 인식'(2.6%), `기타'(2.6%) 등으로 나타나 생계곤란이 자살충동의 가장 큰 원인으로 드러났다.

   자살충동은 어업종사자(84.8%)가 상업종사자(54.7%)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정부의 `태안기름유출사고특별법' 제정이 생계에 도움이 되는지를 묻는 설문에 `전혀아니다' 17.0%, `아니다' 40.3% 등 부정적인 응답이 57.2%를 차지했으며 특별법 제정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지를 묻는 설문에서도 `전혀 아니다' 5.7%, `아니다' 40.3% 등 부정적인 응답이 46.0%로 긍정적인 응답비율(28.3%)보다 높았다.

   주민들은 특별법의 가장 미흡한 점으로 `생계지원'(57.2%)과 `수산업종합개발'(22%), `지역경제활성화'(12.6%) 등을 꼽았다.

   삼성의 태안지역 발전기금 1천억원 출연이 지역경제활성화에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응답이 85.5%로,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5.7%)보다 월등하게 높았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경제적 지원 및 보상이며 다음으로는 지역경제살리기 캠페인, 해당지역 농산물 구매하기, 해당지역 숙박업소 이용하기, 휴가 및 MT가기 등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태안지역 기름유출후 지역공동체 유대감의 변화를 묻는 설문에 `변했다'는 응답이 77.4%나 됐다.

   심 교수는 "피해 지역 주민들의 의식 상태가 매우 심각하다"며 " 획일적 대책에서 벗어나 지역별, 직업별, 연령별 차별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