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예약 판매, 3월 때이른 더위가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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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때이른 더위가 죽어가던 에어컨 시장을 살렸다. 예년보다 추웠던 겨울 날씨에 지난 두달 부진을 면치 못했던 에어컨 예약판매 실적이 평년보다 4도 가량 높은 3월 날씨에 뒤늦게 꽃피기 시작했다.
24일 LG전자에 따르면 3월 들어 에어컨 예약 판매량이 지난달보다 3.5배 늘어났다. 하루 평균 3500대 정도가 팔리는 셈이다. LG전자는 예술작가 작품을 디자인에 적용한 휘센 신제품으로 1월부터 예약 판매를 시작했지만 지난달까지 계속된 겨울 추위에 부진한 실적으로 속앓이를 해왔다. 회사 관계자는 “이달 들어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봄 날씨에 에어컨 구입을 서두르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지난해 만큼은 아니지만 예년 수준의 예약 판매 실적 달성은 가능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LG전자는 이런 3월 에어컨 판매 증가세를 이어가기 위해 프랑스, 네덜란드 여행권을 내거는 등 마지막 예약 판매 판촉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3월 들어 에어컨 예약 판매가 1월 대비 6배나 늘었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는 지난해 보다 다소 못 미치지만 2006년보다는 약 2배가량 늘어난 숫자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는 ‘100년 만의 무더위’ 경고 등으로 에어컨이 사상 최대 호황을 누렸다”며 “올해도 지난해 정도 까지는 아니지만 꾸준한 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내 에어컨 시장은 연초부터 예약판매 경쟁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연간 판매량 역시 200만대를 넘어서는 등 삼성, LG 등 주요 업체들마다 사상 최고의 실적을 거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상고온, 한반도 아열대화 가속 등에 따라 포근한 날씨가 예년보다 일찍 시작됐다”며 “예년보다 빈번한 황사와 길어지는 여름 등 기후변화도 에어컨 구매 증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