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연기’ 논란 잠재우는 그녀들의 연기력

2008-03-24     헤럴드경제신문 제공

“초반에 오버스러워 보였는데 이제는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SBS 수목드라마 ‘온에어’에서 드라마 작가 서영은 역할을 맡은 송윤아가 오버 연기 논란을 딛고 캐릭터에 대한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송윤아처럼 극 초반에 연기력 논란에 시달리는 여배우들이 적지 않다. 평소 하지 않던 역할을 맡으면서 더욱 어색하게 보여 혹평을 받는 것. 그러나 점차 캐릭터의 힘으로 연기력 논란을 불식시키는 그녀들의 힘 또한 만만치 않다.

지금까지 연기 못한다는 평을 별로 들은 적이 없는 송윤아이기에 이번 ‘온에어’의 오버연기 논란은 더욱 화제가 됐다.

말투와 손동작 하나에도 과장된 표현이 녹아 있는 서영은 작가 역할은 보기에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스타 작가 서영은의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받아들여지면서 송윤아의 연기는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이 됐다. 까칠한 듯 하면서도 아이 같이 순수하고, 감정의 기복이 심하면서 푼수처럼 이를 그대로 드러내는 서영은은 캐릭터 자체가 코믹하다. 이를 확실하게 표현하려다보니 다소 오버된 몸짓, 실룩샐룩한 표정과 눈빛이 의도적으로 연출됐다는 것.

송윤아는 “다른 캐릭터에 비해 밝고 튀는 분위기로 극 초반의 전체적인 균형을 잡는 역할을 하게 된 것”이라며 “처음에 너무 오버 아닌가 걱정하기도 했지만 캐릭터의 설정과 극적인 재미를 위해 의도한 연기”라고 밝혔다.

최근 성유리 역시 연기력 논란을 잠재우며 한단계 성장했다. 가수 핑클 출신 연기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니는 성유리는 KBS2 ‘쾌도 홍길동’ 방송 첫회부터 혹평에 시달렸다. 선머슴 같은 허이녹 역할이 MBC ‘태왕사신기’의 이지아를 따라하는 것 아니냐, MBC ‘커피프린스 1호점’의 윤은혜와도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캐릭터가 개성이 넘칠수록, 평소 배우 이미지와 다를수록 연기력 논란은 더욱 거세진다.

그러나 배우들이 이런 논란을 딛고 자신만의 캐릭터를 창조해 나가는 것은 드라마의 또다른 재미다. 성유리는 ‘멍청이’라는 별명이 하나도 어색하지 않은 순수하고 귀여운 허이녹 캐릭터를 창조했다. 홍자매 작가 역시 26일 종방을 앞두고 인터넷 홈페이지에 남긴 글에서 “이녹이는 상상 이상으로 엄청난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성유리짱!”이라고 성유리의 연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처럼 드라마 초반에 연기력, 미스캐스팅 논란이 일더라도 좌절할 필요는 없다. 현재 캐스팅 1순위인 윤은혜 역시 2006년 MBC ‘궁’ 출연 당시 거센 반발에 직면했지만 ‘윤은혜 표’ 캐릭터를 만들면서 성공했다. 또 미스캐스팅 논란으로 SBS ‘왕과 나’ 초반을 뜨겁게 달궜던 구혜선의 경우도 눈여겨 볼 만하다. 폐비 윤씨의 카리스마가 뿜어져 나오면서 구혜선의 연기를 지적하는 의견은 눈에 띄게 줄어 들었고 마침내 성종으로부터 사약을 받고 숨을 거두는 극적인 장면은 호평 속에 방영됐다.

오연주 기자(oh@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