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도 홍길동' 마지막회… '사극에 새 바람' 일단은 한몫 했다
2008-03-27 스포츠연예팀
사극 같지 않은 사극 KBS 2TV '쾌도 홍길동'(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이정섭)이 26일 24회 마지막회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국내 최초의 코믹사극'을 표방한 이 드라마는 사극에 대한 고정관념을 과감히 깨며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홍길동이 선글라스를 쓴 모습으로 대변되는 '쾌도 홍길동'의 파격은 사극을 사극의 틀에서 '해방'시켰다.
이에 '쾌도 홍길동'은 무늬만 '퓨전'이었던 작품들과는 달리 내용은 물론 의상부터 세트, 대사, 음악까지 대담한 '퓨전' 스타일을 선보였다.
'쾌도 홍길동'의 새로운 요소 중 코믹함은 특히 주목받았다. 한 시청자는 "'드라마는 코믹하면 유치해진다'는 선입견을 확실히 깨뜨린 드라마"라면서 "퓨전사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답게 각종 해학과 풍자가 매회 넘쳐나 아기자기한 재미들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시도는 젊은 층의 호응을 얻는 데 성공했지만 '국민 드라마'는 될 수 없는 한계도 있었다. 풍자와 패러디, 인터넷 용어의 사용 등 자유로운 상상력을 즐길 수 있는 시청자는 그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10%대 중반의 시청률을 꾸준히 기록하며 KBS 드라마로서는 오랜만에 수목드라마 1위에 오르는 등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쾌도 홍길동'은 종영됐지만 기대를 모으는 것은 '쾌도 홍길동' 그 이후이다. 현대극이나 사극이나 소재 고갈 등으로 한계가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이 드라마가 새로운 상상력으로 사극의 지평을 넓혔기 때문이다.
사극은 앞으로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에릭이 주연을 맡은 판타지 무협사극 '최강 칠우'를 비롯해 문근영 주연의 '바람의 화원', 이준기 주연의 '일지매' 등 새로운 분위기의 사극들이 드라마 팬들에게 기대감을 안기고 있다.
이제 사극도 끝없는 진화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쾌도 홍길동'은 그 움직임을 작정하고 드러낸 첫 작품으로 기억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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