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박주영 선생님이다~그라운드서 보는 것과 다르네
'축구천재' 박주영(23.서울)이 유니폼을 벗고 양복차림 예비교사 자격나타나자 학교 전체가 떠들썩했다.
31일 오전 강동구 둔촌2동 동북고등학교 2층 2학년2반 교실. 전날까지 프로축구 FC서울 유니폼을 입고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 그라운드를 누볐던 박주영이 말쑥한 '신사'로 변신했다.
FC서울 공격수이자 고려대 사범대학 체육교육과 4학년에 재학중인 박주영이 교생 동료 11명과 함께 첫날 교생실습을 시작했다.
박주영이 온다는 소식에 동북고 전체는 일찍부터 술렁였고 학생들은 아침 조회시간에 교단에 선 박주영 얼굴을 보기 위해 복도 창틀에까지 달라붙었다.
검은색 정장에 넥타이없이 흰색 셔츠를 받쳐 입은 박주영은 보조 담임교사 자격으로 나서 "4주동안 잘 지내자"며 제자들과 첫 인사를 나눴다.
박주영은 이어 다소 어색해 하면서도 "부족한 점도 있지만 앞으로 잘 부탁한다. 이 학교에서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스타' 교생 출현으로 전체 2천여 명이 재학중인 동북고 전체가 들썩이자 학교 측은 안전문제까지 걱정해야했다.
박주영이 이동할 때마다 학생들은 한 번이라고 얼굴을 보려고 "박주영 어딨어?"라고 말하며 교무실과 교실 복도를 서성대는 등 일거수 일투족에 큰 관심을 가졌다.
동북고 1학년 이상현(16)군은 "인터넷과 텔레비전으로만 봤던 유명인이 우리 학교 교생으로 와 기분이 너무 좋다. 나중에 학교에서 만나면 악수라도 꼭 한 번 하겠다 "고 말했다.
학생 수십여 명은 휴대전화 카메라에 사진을 담기 위해 조회시간과 쉬는 시간마다 박주영 '선생님'을 쫓아다니자 동북고에서는 급기야 교내 방송을 통해 주의를 주기도 했다.
김교성(51) 생활지도부장은 방송으로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으려고 창틀에 올라가거나 따라다니면 위험하다. 박주영 교생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교실을 순회하기로 한 만큼 질서를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게다가 김교성 부장은 학교 전체가 박주영 한 명에게만 관심을 쏟자 나머지 교생들에게 피해가 가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눈치였다.
그러나 박주영과 함께 실습을 나온 한 교생은 "억울한 점은 없다. 교생에 대한 전체적인 관심이 높아졌다. 같은 예비 선생님으로서 서로 많은 것을 주고 받았으면 좋겠다"고 웃음을 지었다.
4월26일까지 주 18시간 교생 실습을 받아야 하는 박주영은 첫 2주는 현장 교육과 교재일지 등을 작성하는 데 할애하고 3주부터 정상적으로 교단에 설 예정이다. 교생과 소속 팀 훈련일정이 겹칠 경우에는 박주영이 대체 리포트를 제출하는 것으로 동북고는 배려하기로 했다.
30일 프로축구 경기에 뛰었던 박주영은 이날은 오전 교육만 받고 오전 10시를 조금 넘어 조퇴한 뒤 FC서울 회복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학교를 떠났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