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미수 용의자 "성폭행하려고 범행"했다고…이게 사람이야!

2008-04-01     뉴스관리자

일산 초등생 납치미수 사건을 수사 중인 수사본부는 31일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이모(41) 씨를 검거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날 오후 8시30분께 서울 대치동의 한 사우나에서 검거된 이 씨는 애초 우발적으로 폭행했다고 말했으나 경찰 조사에서 성 범죄 목적으로 접근했다고 실토했다.

◇ 범행 과정과 검거 경위 = 서울 강남구 수서동에 동거녀와 살고 있는 이 씨는 26일 집 근처에서 술을 마신 뒤 어딘가를 가기 위해 수서역에서 지하철을 탔다.

도중에 잠이 든 이 씨는 종점인 대화역까지 오게 됐으며 술을 깨기 위해 근처 공원에 가다가 A(10) 양이 자신을 힐끔힐끔 쳐다보는 것을 느꼈다.

이 씨는 A 양을 혼내주기 위해 따라가다 만취한 상태에 성폭행 하기로 마음 먹었으며 이날 오후 3시44분께 저항하는 A 양을 무차별 폭행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이 씨는 A 양이 비명을 지르자 발각될 것을 우려해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와 오후 4시15분께 대화역 승강장에 도착해 지하철에 탑승, 다시 수서역에서 내렸다.

30일부터 수사본부를 꾸리고 탐문수사를 벌였던 수사본부는 대화역 CCTV에 찍힌 이 씨가 수서역에서 하차한 사실을 해당 역 CCTV를 통해 확인, 그 일대 상점 등을 상대로 집중 탐문수사를 벌여 용의자를 특정했다.

수사본부는 탐문수사에서 용의자가 대치동의 한 사우나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사건 발생 5일만에 검거, 일산경찰서로 압송하면서 범행 동기 등에 대한 기초적인 조사를 벌였다.

수사본부는 이 씨의 집에서 범행 당시 입고 있던 옷과 모자 등을 증거품으로 압수했다.

◇ 범행 동기와 혐의는 = 이 씨는 처음 경찰에 우발적으로 A 양을 때렸다고 진술했으나 본격적으로 조사가 시작된 지 1시간 여만에 성범죄가 목적이었다고 자백했다.

주정식 형사과장은 "성추행이나 성폭행하려고 했었느냐는 질문에 이 씨가 그렇다고 인정했다"면서 "아파트 밖으로 끌고 나와 성폭행하려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애초 이 씨는 "초등생이 소리질러서 무서워서 때렸고 성폭행이나 납치할 생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수사본부는 이 씨가 미성년자를 수 차례 상습적으로 강간한 혐의로 징역 10년을 산 뒤 2년 전에 출소한 전과를 갖고 있다는 점을 토대로 여죄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박학근 수사본부장은 "폭력 혐의로 체포했지만 수사 결과에 따라 혐의가 바뀔 것"이라고 말해 납치미수 및 성범죄에 대한 집중적인 수사가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수사본부는 이 씨의 정확한 범죄 경력을 조회 중이며 이 씨에게 정신 병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 사건은 = 이 씨는 26일 오후 3시44분께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모 아파트의 3층 엘리베이터에서 이 아파트에 사는 A 양을 흉기를 들이대고 납치하려다 반항하자 무차별 폭행하고 달아났다.

경찰은 일단 이 씨를 폭행 및 성폭행 미수 혐의로 1일 오전 중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또 이 씨의 진술에 대한 사실 확인 작업을 벌이는 한편 여죄 등을 수사할 계획이다.

그러나 경찰은 납치가 아닌 단순폭행 사건으로 상부에 보고해 늑장.축소 수사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편 경기지방경찰청은 31일 일산 초등생 납치미수사건과 관련, 부실수사의 책임을 물어 일산경찰서 박종식 형사과장과 이충신 대화지구대장, 대화지구대 팀원 3명, 일산경찰서 형사지원팀장 등 6명을 직위해제했다.

경기경찰청은 또 의정부경찰서 주정식 형사과장을 일산경찰서 형사과장으로 전보발령했다.

경기경찰청은 직위해제된 6명을 포함, 이번 사건과 관련된 대상자들의 진상조사가 끝나는 대로 징계위원회에 회부, 중징계할 방침이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