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악화로 고령근로자 증가…미국인 은퇴 늦춘다
2008-04-02 뉴스관리자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IBM에서 고객지원 업무를 맡고 있는 59세의 딕 보이스는 당초 올해 1월 은퇴를 할 계획이지만 지금도 여전히 일을 계속하고 있다.
미주리주에 살고 있는 그는 집을 팔고 부인과 함께 애리조나주로 이사해 은퇴 이후의 생활을 즐기려고 했었지만 집은 내놓은 지 1년 넘게 팔리지 않은 채 가격만 4만달러 가량 내려갔다. 연금 등 금융자산도 증시 하락 등의 영향으로 20% 정도 줄었다.
보이스의 경우처럼 은퇴기에 접어든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이 집값과 증시 하락 등으로 노후 자금이 줄어들자 은퇴 계획을 바꾸고 있다.
미국인들이 은퇴를 늦추는 것은 고령층 근로자의 증가에서 확인된다.
미국의 55~64세 인구 중 일하는 사람의 비중은 2월에 64.8%로 작년 4월보다 1.5%포인트 높아졌다. 노동부에 따르면 이 같은 비중 변화는 100만명 가량이 노동시장에 추가된 것을 의미한다.
또 65세 이상 인구 중 근로자 비중도 2월에 16.2%로 작년 4월의 16%보다 높아져 이 연령대의 근로 인구가 21만명 가량 늘어났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 같은 추세가 3월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집값은 지난 1년간 10% 가량 떨어졌고 증시도 1.4분기를 5년만에 최악으로 마감했다.
이 같은 환경은 은퇴 이후의 생활 자금을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을 키워 이들이 일자리에 계속 남도록 만들고 있다.
금융기관들이 고객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도 많은 수의 고령 근로자들이 주택경기와 증시 하락으로 은퇴를 늦추고 있음이 나타난다.
증권사 찰스슈왑이 최근 1천6명의 금융자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의 고객 중 거의 4분의 1 가량은 경제사정 악화 때문에 일을 하는 시기를 연장하는 것을 고려하는 있다.
신문은 은퇴 시기를 늦추는 현상이 사회보장 비용의 부담을 덜어줄 수는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고용시장에서 일자리를 찾는 사람의 증가로 경쟁을 격화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