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거리' 곳곳 변질…먹기가 두렵다
상한 옥수수· 곰팡이 딸기 등 잇단 제보 소비자 불안
‘생쥐깡’ 파동으로 먹거리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 가운데 썩고 변질된 불량 먹거리마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소비자의 불안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상한 옥수수를 먹고 식중독에 걸렸어요’ ‘초밥을 먹었는데 장염 진단을 받았어요’ ‘'상한 음료 마신 후 이틀간 복통에 시달렸어요’ 등 변질된 제품을 먹고 탈이 났다는 소비자의 제보도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피해을 입어도 보상마저 쉽지 않다. 최근 생쥐깡 파동을 계기로 억지주장이나 터무니없는 배상을 요구하는 악덕소비자, 이른바 블랙컨슈머가 늘어나자 업체들이 피해 소비자를 의심해 보상을 회피하거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사례=1 국비유학생으로 유학와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Y모씨는 지난 3월28일에 럭키할인마트 대학로 점에서 딸기, 아보카도와 버섯전골세트를 구입했다.
다음날 딸기를 먹으려고 팩을 열었더니 하얗게 곰팡이가 피어 있었고 아보카도는 색과 맛이 이상했다. 버섯전골세트의 팩을 열었더니 밑에 들어있던 배추가 썩어 있었다.
썩은 딸기, 아보카도, 배추를 들고 마트에 가서 직원에게 얘기하니 담당자는 “딸기는 3, 4일 지나야 이렇게 심하게 곰팡이가 난다. 어제 산 딸기가 이렇게 될리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문제가 있다면 어제 가져오던가, 전화연락이라도 했어야지 거짓말 같다”며 오히려 Y씨를 의심했다.
이에 Y씨가 화를 내니 담당자도 지지않고 맞서 큰 언쟁을 벌여야 했다.
Y씨는 “썩은 야채를 팔아 놓고선 소비자를 거짓말쟁이로 만들어 인격을 모독했다. ‘앞으로 조심하겠다’는 말도 없이 소비자의 거짓말로 몰면 끝이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럭키할인마트 관계자는 “죄송하다는 말 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 당일 환불해드리고 해당 직원은 징계조치했다. 사과 전화를 드렸는데 받지 않아 문자를 남겼고, 고객으로부터 고맙다는 답변이 왔다”고 설명했다.
#사례=2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사는 이모씨는 지난 3월초 포항으로 여행을 갔다가 홈플러스 죽도점에서 간단히 초밥으로 식사를 하고 난뒤 2시간이 지나 복통을 일으켜 병원에 갔더니 장염이라고 했다.
홈플러스에 문의하니 “영수증을 가지고 오면 병원비를 주겠다”는 말뿐, 사과도 전화 한 통도 없었다.
이씨는 “홈플러스의 무책임한 행동에 화가 난다"며 "사기꾼취급에 공갈 협박하는 사람처럼 대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화가나 따지니 ‘자꾸 화내면 그나마 병원비 주려고 했던 것도 줄 수 없다’며 몇 만원이라도 먹고 떨어지라는 식으로 나와 어이가 없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회사 규정상 음식 먹고 탈이 났을 경우 영수증을 가져오면 100% 보상처리를 해준다. 그런데 영수증을 보여주지도 않고 위약금을 요구해 보상을 할 수 없었다. 현재 배상금을 지급하고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사례3= 부산에 사는 김모씨는 6살, 16개월인 두 아이와 이마트 해운대점 지하 식당에서 돈가스를 시켜 먹었다.
돈가스 사이드메뉴로 나온 옥수수를 아이들에게 먹이던 중 몇 개 집어먹어보았더니 맛이 이상해 보니 상한 옥수수였다.
이마트 직원은 “식중독은 3시간에서 하루 정도의 잠복기가 있으니 식중독이 발생하면 보상처리를 해주겠다”고 했다.
그날 밤 김씨와 아이들은 배탈, 구토, 설사 증상이 나타났고 아이들은 4일간 약을 복용 후 나았지만 김씨는 역류성 식도염에 위염 증세로 8주 진단서가 나왔다.
김씨는 “두 아이 치료 하느라 제 몸을 잘 돌보질 못해 지금 죽조차 먹지 못하고 있다. 집안일도 못해 도우미까지 부른 상황”이라며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해당 팀장이 바로 사죄 말씀을 드리고 고객에게 병원에 가자고 제안해 함께 병원까지 동행했다. 보상에 관해 협의 중이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앞으로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